클래튼버그
출처 | 마크 클래튼버그 SNS 캡처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여성 심판, 높은 무대에 서려면 임신 자제해야.”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심판으로 활동한 마크 클래튼버그가 때아닌 성차별적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 대중지 ‘더 선’ 등에 따르면 클래튼버그는 최근 영국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여성 심판이 임신하면 커리어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대중들은 ‘여성 심판은 임신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시안 메시-엘리스. 레베카 웰치 등 유럽 빅리그 남자 경기에서 심판으로 활동 중인 대표 여성 심판 얘기가 나왔다. 여성 심판 경쟁력이 화두였는데 클래튼버그는 유럽축구연맹(UEFA)에 아직 잠재력을 지닌 여성 심판이 존재한다는 것을 언급하면서도 “심판이라는 직업에서 여성의 문제는 임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임신과 심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남자 경기에) 출전하려면 남자 심판의 체력 테스트 등 그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임신하면) 복귀까지 2년여 시간이 걸리는데, 체력 테스트에서 다시 합격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 2~3년 동안 다른 심판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국 전역에서는 클래튼버그의 이런 주장을 두고 성차별적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메시-엘리스도 출산 이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이 외에도 여러 재능 있는 여성 심판이 일반 여성처럼 임신 이후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기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제인 퍼든 우먼인풋볼 CEO는 클래튼버그의 발언에 대해 “모든 여성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는 데 애를 쓰는 데 남성도 마찬가지”라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미국 ‘CNN’ 등 다른 외신도 ‘클래튼버그가 ‘구식’에 가까운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클래튼버그는 “슬프게도 여성들은 가족을 가지면서 직업인으로 발전이 느리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은 변해야 한다. 다만 방송에서 어색한 표현으로 지적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