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Sox Orioles Baseball
지난 10월 1일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보스턴 경기. 볼티모어 세드릭 멀린스가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볼티모어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로봇 심판을 향한 기대는 한국 만큼이나 미국도 높다. KBO리그 팬들이 주심 판정에 아쉬움을 호소하는 것처럼 메이저리그(ML) 팬들도 하루라도 빨리 로봇 심판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는 실제 심판 스트라이크존과 기계가 측정한 로봇 심판 스트라이크존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ML 사무국은 올해 마이너리그 로우 싱글A 사우스이스트 리그에도 로봇 심판 제도를 도입했다. 2019년부터 독립리그에 시설을 투자해 시범운영했던 로봇 심판 제도를 확대했다. 사우스이스트 리그 자료를 집계한 결과 그동안 심판이 설정한 존과 로봇 심판의 존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 현지언론 SNY는 일반적으로 로봇 심판 제도로 이득을 보는 것은 투수라고 했다. 전체적인 스트라이크존이 커지는 만큼 로봇 심판 도입이 투수에게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 심판과 인간 심판을 비교했을때 로봇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인간 심판보다 위아래로 크고 좌우로 좁다.

로봇 심판을 기준으로 삼으면 인간 심판은 타자의 신장에 따른 스트라이크존 위아래 차이를 적게 반영한다. 로봇 심판과 비교하면 인간 심판은 스트라이크존 상단은 51%, 하단은 21%만 타자 신장에 맞춰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레이트 전면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스트라이크존 좌우는 17인치에서 21인치(43.18㎝에서 53.34㎝) 가량 인간 심판이 로봇 심판보다 넓게 보고 있었다.

투수와 타자는 수년째 누적된 스트라이크존을 기준으로 경기에 임한다. 당장 로봇 심판 제도가 ML에 도입되면 혼란을 피할 수 없다. KBO리그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로봇 심판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바로 1군에 로봇 심판을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스트라이크존 차이 뿐만 아니라 기계가 주심에게 판정을 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문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판정이 주심의 귀에 전달되기까지 평균 1.5초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목표는 0.2초인데 0.2초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미국 독립리그 또한 0.4초에 그쳤다. KBO는 무선 이어폰을 통한 판정 전달이 아닌 보다 신속하게 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언젠가는 마주할 미래다. 그런데 아직은 그 시기를 예상하기 힘들다. ML과 KBO리그 모두 로봇 심판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로봇 심판 제도가 완전히 자리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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