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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자신의 제자 심석희(24)가 미성년일 때 그를 여러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져 2심에서 13년 중형을 선고받은 조재범(40)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전 코치. 그런 조씨 측에서 성폭행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고도의 언론 플레이를 통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조씨는 검찰 조사와 법원 1, 2심 선고 결과, 제자가 만 17세(고2)이던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까지 12월까지 총 29차례 성폭행, 강제추행, 협박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 그런데도 지난 9월10일 2심 판결 전, 조씨 측이 언론에 제보한 ‘변호인 진술서’의 충격적인 내용들이 뒤늦게 언론들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심석희가 2~3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
조씨 측은 ‘변호인 진술서’와 조씨의 자술서를 지난 8월께 언론사들에 제보했으나, 언론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내용도 충격적이려니와, 성폭행 피해자에 대해 2차 가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연예 전문 온라인 신문’을 표방한 디스패치가 변호인 진술서 내용을 토대로, 2020 평창겨울올림픽 때 조OO 당시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 심석희와 나눈 SNS 대화를 낱낱이 공개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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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작금의 쇼트트랙 기사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뭐랄까, 조재범이 피해자이고, 심석희가 가해자처럼 보이는 이런 흐름이 정말 황당하다”고 개탄했다. 그는 “성폭행으로 13년형을 받은 자가 대법원 상고를 앞두고 밑밥깔기처럼 행하는 이런 것들을 언론이 그대로 받아적는 이런 상황이 맞는 건 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조씨 변호인은, 방어권 차원에서 검찰로부터 받은 심석희 휴대폰 포렌식 결과를 가지고 2심 판결 전부터 언론플레이를 하며 심석희에 대한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 측은 변호인 진술서를 통해 심석희의 ‘자유분방한 태도’ ‘성적 문란’ 등을 운운하는 등 2차 가해까지 하며, 조씨는 그루밍 성폭행범이 아니며 무죄라고까지 강변했다.
그러나 수원고법은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0년6월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되레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조씨는 태릉·진천선수촌과 한국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제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번 조씨 사태를 통해, 일부 쇼트트랙 코치들은 그동안 선수들에 대해 천인공로할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빙상계 한 관계자는 “빙상은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일부 지도자들이 여자 선수들을 컨트롤 하기 위해 그루밍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개탄했다.
조씨로부터 미성년 때부터 성폭행을 당한 심석희는 한국 쇼트트랙 영웅에서 졸지에 인성 나쁜 선수로 전락했다. 어릴 적부터 스승(코치)들로부터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그런 악덕 코치한테 잘못 길들여진 스타 선수의 추락이어서 더욱 서글프고 씁쓸할 수 밖에 없다.
금메달 목표 하나를 위해 ‘운동기계’처럼 살아온 선수들. 코치라는 스승들은 도대체 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친 것인가? 올림픽 기간 중 다른 선수를 비방하는 내용의 SNS 대화를 선수와 서슴없이 나눈 대표팀 코치는 제정신인가? 선수를 타이르고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코치라는 자가 그럴 수 있다니….
제자를 그루밍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자신이 살기 위해 제자 죽이기에 나선 한 쇼트트랙 코치의 행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