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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이대로라면 역대 최저 승률 1위도 가능하다. 더불어 후반기 연장전 폐지와 함께 무승부가 부쩍 늘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는 2021시즌이 되고 있다.
사령탑 전망부터 틀렸다. KT 이강철 감독은 후반기 시작에 앞서 목표점을 39승으로 잡았다. 후반기 69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39승 30패를 거두면 끝까지 1위를 유지한 채 결승점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전반기를 45승 30패로 마쳤다. 84승이 곧 정규시즌 우승을 의미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후반기 무승부 변수가 KT를 포함한 리그 전체를 강타했다. 전반기 단 한 번도 무승부가 없었던 KT는 후반기에만 8무를 기록했다. 시즌 전적 73승 55패 8무로 1위인데 목표로 삼았던 84승은 불가능하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남은 8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81승에 그친다. KT가 10월 성적 5승 9패 3무로 고전한 것도 크게 작용했으나 무승부가 반복되면서 승리를 보기도 힘들어졌다.
이대로라면 KT는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가장 승률이 낮은 정규시즌 우승팀이 될 수 있다. 현재 KT의 승률은 0.570이다. 이는 전·후기 리그 시절(1982년부터 1988년)와 양대리그 시절(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한 정규시즌 1위팀 승률 중 가장 낮다. 이전까지 정규시즌 1위 팀 최소 승률은 1996년 해태가 기록한 0.587(73승 51패 2무)였다.
보통은 정규시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승률 6할을 넘겨야 한다. 지난해 우승팀 NC 또한 83승 55패 6무로 승률 0.601, 2019 우승팀 두산은 88승 55패 1무로 승률 0.615를 기록한 바 있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시즌에 앞서 목표 승수로 85승 내외로 잡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올해는 80승 이하를 기록하고 6할 승률을 올리지 못해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무승부는 이미 역대 최고 수치를 찍었다. 한해 가장 많은 무승부를 기록한 팀은 2004년 롯데다. 당시 롯데는 11무를 기록하며 1993년 태평양의 10무를 넘었다. 하지만 올해 SSG가 이미 13무를 기록했다. KIA와 한화, LG 또한 10무다. 후반기 연장전이 사라지면서 KBO리그인지 K리그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무승부가 곳곳에서 나온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초유의 상황에 맞춰 다른 리그도 규정을 변경했다. 메이저리그(ML)의 경우 더블헤더는 7이닝 경기로, 연장시에는 승부치기 형식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일본프로야구 또한 시즌 내내 연장전 대신 무승부 제도를 선택했다. 지난 20일까지 요미우리와 소프트뱅크가 나란히 20무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메이저리그는 세계 대전 속에서도 진행된 바 있다. 코로나19에도 프로야구는 열렸고 대신 조금은 다르게 흘러갔다. 지난해와 올해 KBO리그는 21세기 최소 관중을 기록하고 가장 늦게 시즌이 끝난 해로 기억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