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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기자] “올해 한국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들을 보라. 이들 모두 최전성기인 나이에 한국에 왔고 빅리그 혹은 트리플A에서 뛰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한국에서 첫 해를 돌아보며 KBO리그 수준에 대한 선입견을 강하게 부정했다. 자신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KBO리그 수준이 마이너리그 더블A와 비슷하다고 하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절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7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막바지 처음으로 동양에서 긴 시간을 보낸 올해를 돌아봤다. 그는 “날씨와 기후 변화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한국에 오기 전에 이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받았고 예상했던대로 사계절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미국, 멕시코, 도니미카, 그리고 베네수엘라에서 야구를 하거나 선수들을 지도했는데 기후 차이는 그다지 어려운 부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가장 놀란 것은 KBO리그의 수준이다. 한국에 오기 전 많은 사람들이 내게 KBO리그는 더블A와 수준이 비슷하다고 얘기했다. 나는 이러한 선입견이 잘못 됐다고 생각한다. ‘KBO리그=더블A’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다”면서 “올해 한국에서 뛰었던 외국인타자들을 보라. 이들 모두 최전성기인 나이에 한국에 왔다. 대다수가 야구선수로서 최전성기인 25세에서 32세 사이였다. 그리고 이들은 빅리그 혹은 트리플A에서 뛰었다. 하지만 이들이 방출되거나 실패하는 모습이 꾸준히 나왔다. 그래서 KBO리그를 더블A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아레즈 감독의 말대로 올시즌 유독 많은 외국인타자들이 고전했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 조일로 알몬테(32), 로베르토 라모스(27), 라이언 힐리(29) 등이 부진과 부상으로 짐을 싸고 떠났다. 이들의 대체자로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타자들의 성적도 뛰어나지 않다. 올해 외국인타자 성공사례는 삼성 호세 피렐라, NC 애런 알테어,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 정도다. 공수까지 고려했을때 롯데 유격수 딕슨 마차도까지 4명만 소속팀에서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이전에 KBO리그 특성에 대해 “상대를 빠르게 분석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2, 3경기만 보고 타자의 습성과 약점을 잘 파악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KBO리그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전략에 반격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팀의 경우 리빌딩 시즌을 보내고 있고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슬럼프에 빠지는 모습을 반복했다. 어린 선수가 이겨내기는 여러모로 힘든 부분이 많은 리그, 반면 경험이 많은 베테랑에게는 보다 수월한 리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의 말이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리그 수준을 바라보는 시야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성공한 외국인선수들 또한 KBO리그 수준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3년째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켈리는 “절대 만만한 리그가 아니다. 방심했다가는 그대로 당한다”며 “타자들의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나 또한 꾸준히 변화를 줘야 한다.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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