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송혜교가 10년전 파리패션스쿨에서 공부하던 시절, 고단했던 삶의 위로가 되었던 연인 신동욱이 이미 10년전 죽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게 밝혀졌다.


어이없는 잠수이별을 당했다고 생각하며 그리워하다 미워하다 그 모든 걸 반복했던 하영은(송혜교 분)은 "윤수완(신동욱 분) 우리 형이다. 형은 10년 전에 죽었다"라는 윤재국(장기용 분)의 말에 오열한다.



19일 방송된 SBS'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지헤중)'에서 재국은 영은이 형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윤수완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놀란 표정의 영은은 "알아요. 그런데 내가 왜 그걸 대답해야하는지 물어봐도 돼요?"라며 되물었다.


하지만 영은은 '고단했던 삶에 위로가 되어주었던 사람, 짧은 찰나였지만 감히 영원할 거라 믿었던 사람'이라며 수완을 떠올렸다. 10년 전 밥먹을 시간도 없이 바쁘던 영은에게 파스타를 만들어주던 "하루에 한 끼는 제대로 즐겁게 먹어"라던 다정한 남자친구.


영은에게 분명한 대답을 못들은 재국은 계속 영은의 곁을 맴돌지만, 영은은 재국에게 호감을 표하는 황치숙(최희서 분)의 성화에 둘을 연결시켜줘야 할 판이었다. 영은은 재국을 만나 "부산에서 맞선은 내가 아니라 황치숙 이사를 만날 걸로 해달라"라고 말한다.



이에 재국이 "그럼 우리 만난 건 아무것도 아니냐"고 묻자 영은은 "그저 해프닝이었다"라고 말을 자른다. 하지만 재국은 "윤수완과도 그냥 해프닝이었냐. 즐기는 건 좋은데 뒷감당은 싫고 외로운 건 싫은데 심각해지는건 더 싫고. 이해한다. 나도 그러니까"라며 비아냥 댄다.


영은이 "선 넘은 것같다"라며 경고하자 재국은 "그런데 남자들이 다 나같지는 않거든. 윤수완은 진심이었다던데 그건 알고있냐"라며 도발한다.


무례한 말에도 그저 입술만 물던 영은은 차마 말할 수 없는 기억을 떠올렸다. 10년전 그날 수완을 만나기로 한 카페에서 오지 않는 수완을 기다리며 무수하게 걸었던 전화와 끝내 쏟아지는 빗속을 눈물 흘리며 걸어나오던 일을.


이를 알지 못하는 재국은 치숙과의 술자리가 끝난 뒤 영은의 집을 찾았고, 재차 영은에게 수완의 일을 묻는다. 결국 영은은 "윤수완이 나에게 진심이어서 나한테 한 짓이 잠수이별이냐. 남자, 사랑, 지나고나니 알겠더라. 헛된 희망, 어리석은 선택, 섣부른 믿음. 사랑의 끝은 이렇게 명징하다. 그래서 그런 미련한 짓 다시는 안해"라며 분노했다.


영은이 형의 죽음을 몰랐다는 사실에 놀란 재국이 머뭇대는 사이 영은은 "수백번도 더 생각했었다. 이유도 모른 채 차일 만큼 내 사랑이 그렇게 별로였나. 곱씹고 후회하고 취하고. 근데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그래서 난 그냥 내 앞에 난 길만 갈거다"라고 말했다.



결국 재국은 그런 영은에게 아무 말도 못한 채 돌아갔지만, 다시 영은의 집앞으로 돌아와 초인종을 눌렀다. 현관을 사이에 두고 그저 멈춰섰던 두 사람은 마침내 영은이 문을 열자 끌리듯 입을 맞췄다.


'네가 나에게 얼만큼의 무게인지를 나는 확인하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얼만큼의 의미인지'라는 재국의 내레이션이 깔린 가운데 영은은 "내가 이룬 거 잃고 싶지 않다. 이미 충분히 겪어봤으니까. 경험은 용기를 주는 게 아니라 겁을 주거든. 그래서 네가 무서워" 라며 망설였다.


영은의 회사에서는 주력 상품의 출시 날 카피가 터지며 비상이 걸렸다. 디자인을 도용한 친한 하청업체 실장에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한 뒤 돌아나온 영은 앞에 다시 재국이 나타났다.


재국은 "밥은 먹었냐" 면서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끼는 제대로 챙겨먹으라"고 말한다. 수완과 같은 말을 하는 재국에게 영은은 "윤수완을 어떻게 알아요?"라고 그제서야 물었다.


재국은 "우리 형이에요. 형은 10년 전에 죽었어요"라고 답했고, 그토록 오랜 시간 사랑하고 미워했던 연인의 죽음을 10년만에 알게된 영은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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