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중국 고위 관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해진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지난 2014년 US오픈 때 모습이다. UPI 연합뉴스

[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지난 2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 장가오리(75)에게 과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해진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35). 그의 문제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회와 유엔(UN) 인권위원회까지 나섰다. 성폭행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그의 행방에 대한 정보 공개를 중국 당국에 요구한 것이다.

IOC 선수위원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전세계 선수 커뮤니티와 함께, IOC 선수위원회는 세차례 올림피언인 펑솨이의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를 표명한다”며 “우리는 현재 취해지고 있는 조용한 외교적 접근을 지지하며, 그것이 펑솨이가 어디에 있는 지에 대한 정보 공개, 그리고 그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확인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펑솨이의 소셜 미디어
중국 저널리스트인 선 스웨이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최근 펑솨이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지난 19일 리즈 트로셀 유엔 인권위원회 대변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펑솨이의 소재와 안전 여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성폭행과 관련한 완전히 투명한 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정보에 따르면, 전 세계테니스 여자복식 1위 선수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후, 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가 현재 어디에 있고 ,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펑솨이의 베이징올림픽 경기 모습
펑솨이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경기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관영 <CGTN> 방송은 지난 18일 펑솨이가 작성한 이메일이라며, 성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자신은 안전하다는 내용의 글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 스티브 사이먼 회장은 그것을 믿기 어렵다며 펑솨이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으며,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에서 열리는 WTA 투어 대회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펑솨이는 “장가오리 국무원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해서 관계를 했다. 그는 또 2018년 은퇴 후에도 나를 성폭행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러나 폭로 글은 30분 뒤에 지워졌고, 펑솨이의 SNS 계정마저 사라져 논란이 됐다.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등 테니스 스타들도 ‘펑솨이는 어디있나’(#WhereIsPengShuai)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펑솨이의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펑솨이는 여자복식에서 지난 2013년 윔블던과 2014년 롤랑가로스에서 우승했으며, 중국 선수로는 남녀단·복식 통틀어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선수다. 단식에서도 WTA 투어에서 두차례 우승하고 세계 14위까지 올랐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