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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선수와 팬들에게 대회는 많을수록 좋다.”

지난 21일 전남 장흥에서 이벤트 대회인 ‘LF 헤지스 포인트 왕중왕전’이 끝났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이하 KLPGA)는 왕중왕전과 함께 29개의 KLPGA 투어를 소화하며 막을 내렸다.

KLPGA 투어는 한국 여자골프의 정점을 찍는 투어다. 드림투어, 점프투어가 있지만 2부 성격이어서 KLPGA 투어는 모든 골퍼가 선망하는 대회다.

지난주에는 전남 무안의 무안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드 순위 전이 펼쳐져 내년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손예빈이 1위로 내년 정규투어출전을 약속받았다. 유지나, 박혜준, 유수연, 이지현이 뒤를 이었고 그 밖에도 뛰어난 용모와 매너로 인기 높은 박결도 시드를 확보했다.

올해 KLPGA투어는 30개의 대회를 소화했다. 지난해에는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러 대회가 취소돼 17차례만 치러졌다. 올해는 4월 두 번째 주부터 11월 세 번째 주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한 해를 보냈다. 보통 시즌은 4월부터 시작해 11월까지 열린다. 매달 대회로 꽉 차 있지만 휴가철 등을 고려해 몇몇 주는 대회를 치르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선수들에게 대회는 많을수록 좋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 때문에 겨울에 경기를 치르는 것이 어려웠지만 3월 전후로 또는 11월 전후로 제주도나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경기를 치르는 데는 무리가 없다. 또한 시즌 중에도 비어 있는 주가 있어서 완벽한 준비만 하면 대회를 치르는 데 어려움이 없다”라고 말했다.

보통 한 달에 4, 5번 대회를 치르는 것에 반해 4월과 7월은 세 차례만 열렸다. 올해는 지난해 열린 17개의 대회보다 2배 가까이 대회를 치렀다. 팬데믹으로 팬들의 갈증이 컸던 때문인지 올해는 주목할 만한 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박민지(23·NH투자증권)는 올해 시즌 6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다. 역대 공동4위 기록이다. 신지애가 2007년에 기록한 9승이 최다다. 박민지는 전반기에만 6승을 올려 최다승 경신이 예상됐지만, 후반기에 체력 저하와 신기록 작성 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박민지는 2016년 박성현이 세운 상금랭킹(13억3천만원)을 갈아치우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알렸다. 박민지는 올해 15억2천만원의 상금으로 박성현의 기록을 5년 만에 갈아치웠다. 빼어난 활약에 박민지는 대상포인트도 1위에 오르며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사막여우’ 임희정(21·한국토지신탁)도 박민지와 함께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임희정은 지난 8월 고향인 태백에서 열린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021’에서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이후 6연속 톱10을 기록했고, 9월 부산에서 LPGA 투어로 치러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세계랭킹 2위 고진영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준우승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희정은 상금랭킹 2위, 대상포인트 2위를 기록해 박민지의 뒤를 이었다.

박민지, 임희정, 장하나(상금랭킹 3위), 박현경(상금랭킹 4위), 이소미(시즌 3승), 유해란(시즌 2승) 등 올해를 견인한 선수들이 내년에도 전망이 밝은 이유는 한결같이 연습벌레라는 점이다. 이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비시즌을 ‘훈련’ 이라는 말로 대신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일급 신인들이 진출하기 때문이다. 올해 드림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상금왕을 차지한 윤이나를 비롯해서 권서연 등이 내년 정규투어에 출전한다. 윤이나는 프로 데뷔전인 점프투어 5차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6차전에서는 한 라운드에서 이글 3개를 쏟아내는 진기록을 세우며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윤이나는 드림투어 9개 대회에서 두 번의 우승과 과 3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며 군계일학의 실력을 과시했다.

KLPGA 협회의 한 관계자는 “윤이나 같은 선수는 당장에라도 우승할 수 있다. 권서연도 마찬가지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서 팬들이 KLPGA 투어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는 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들이 한국 대회를 더욱 많이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박인비를 비롯한 고진영, 김효주 등이 KLPGA 투어에 참가했다. KLPGA 투어의 규모가 더욱 커짐에 따라 이들 유명 선수들의 참가 회수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한국의 골프 인구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골프장도 818개로 세계 8위를 기록하는 등 골프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장년이 아닌 20대 MZ세대에서 골프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것이 골프장에서의 인증사진일 정도로 젊은 세대들에게 골프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인기와 관심이 증폭하고 있는 골프가 발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골프의 인기에 가속도가 붙은 지 오래다. 이 같은 분위기를 더욱 잘 살리기 위해 협회를 비롯해 여러 가맹단체가 노력하고 있다. 잘 준비된 새로운 대회는 선두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바라고 있다. 대회는 많을수록 좋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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