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SSG 추신수가 지난 3월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와 평가전에 앞서 튜빙 훈련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뛸 추신수(39·SSG)는 메이저리그(ML)에서도 소문난 ‘얼리버드’였다. 가장 먼저 구장에 나와 누구보다 치열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추신수는 “ML에서는 다들 그렇게 한다”며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철저한 자기관리가 불혹에도 20-20클럽(20홈런 20도루)을 달성한 동력이 됐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추신수는 벌써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작지 않은 수술을 하고도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개막부터 수비할 수는 없겠지만 6월에는 수비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내가 지명타자로만 출장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다른 선수들도 지명타자로 출장하면서 체력을 아껴야 시즌 완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붙박이 지명타자를 고집할 수도 있는 위치이지만, 수비를 하기 위해 수술대에 오를만큼 헌신적이다.

이런 추신수는 후배들에게 “프로의식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팀내 코로나 확진자 발견으로 마무리캠프는 조기 종료했지만, 다음 시즌 도약을 위해서는 휴식만큼이나 개인 훈련이 중요하다. 빅리그 선수들은 짧은 휴식 후 개인 루틴에 따라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해 2월 10일을 전후해 실전을 치를 수 있는 수준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ML은 스프링캠프 시작 후 2~3일만 지나면 실전에 돌입한다. 실전을 통해 팀 전술의 세밀함을 완성하고, 한 시즌 빅리그에서 활약할 ‘남은 엔트리’를 구축하는 식이다.

\'사구, 도루, 도루 추신수 \'최정 외야플라이에 역전득점[포토]
SSG 1번 추신수가 12일 2021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 6회말 몸에맞는 볼로 출루한후 2루, 3루를 연거푸 훔친후 4번 최정의 외야플라이때 득점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반면 KBO리그는 스프링캠프 시작 후 짧게는 일주일, 보통 2주가량 체력과 기술 훈련을 한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캠프 완주가 목표인 경우도 있다. 아마추어 때부터 체력훈련을 게을리하는데다 최근 몇 년 사이 아카데미 열풍이 불면서 기본기보다 기술에 집중하는 어린 선수들이 눈에 띈다. 프로야구는 매일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려운 곳이다. 정규시즌 판세가 9~10월에 갈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추신수가 말하는 ‘프로의식’에는 당연히 체력과 기본기에 관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 캠프 자체를 위한 개인훈련이 아닌, 한시즌을 건강하게 치를 수 있는 몸상태가 되는 것이 프로의식의 기본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체력이 없으면 발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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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동기간 동안 체력을 끌어 올려 스프링캠프에서 부족한 기술을 보완해야 집중력을 유지한채 시즌을 치를 수 있다. 추신수는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다섯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집중력은 우리팀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경기력이었다고 생각한다. 개막부터 이런 집중력을 유지했다면, (비록 줄부상에 힘겨웠지만) 우리팀이 마지막 경기까지 5강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루하루 승패라는 결과에 실망할 필요는 없지만, 한 경기를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 후회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추신수가 생각하는 프로의식의 정점이다.

추신수는 “내가 어떤 선수였는지는 은퇴 후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평가받는 것”이라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갈 때는 그 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한다. 그런 한 타석 한 경기가 쌓여 선수 한 명의 인생과 가치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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