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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번 시즌에는 승점 3 따는 게 제일 어렵네요.”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6일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진땀승을 거둔 후 이렇게 말했다. OK금융그룹은 1~2세트를 먼저 잡아 손쉽게 승리하는 듯 했지만 3~4세트를 빼앗기며 결국 5세트 승부를 했다. 석 감독이 한숨을 내쉰 이유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남자부에서는 무려 네 팀이 승점 36으로 동률을 이루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4위 OK금융그룹(14승)을 비롯해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이상 13승), 그리고 최하위 삼성화재(12승)까지 승점이 같아졌다. 승수에 따라 순위가 갈리기는 했지만 당장 한 경기 결과에 따라 또 다시 네 팀의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역대급’ 시즌이다. 이번 시즌 남자부에는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다. 상위권도 선두 대한항공(50점)이 그나마 앞서나가는 구도지만 2위 KB손해보험(46점)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3위 우리카드(42점)도 아직 봄배구 진출을 안심할 수 없다. 밑에 그룹에서 6점 차로 추격하는데 아직 9경기나 남아 있다. 한 두 번 지면 금세 쫓기는 신세가 된다.
남자부는 이제 5라운드 초반을 보내고 있다. 사실 이 시기면 봄배구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오리무중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각 팀 별로 평준화가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는 7개 팀 모두가 두 자릿수 승수,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 대한항공조차 11패를 안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 패배(10패)를 초과했다. 반면 최하위 삼성화재도 12승이나 챙겼다. V리그 출범 후 남자부 최하위가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적은 2017~2018시즌의 OK금융그룹(10승)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누가 됐든 역대 최고의 꼴찌로 남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흥미로운 시즌이지만 당사자들은 피가 마른다. 매 경기가 긴장의 연속이고 결승전 같은 분위기로 경기에 들어간다. 이러한 흐름은 6라운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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