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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중국 우다징의 스케이트날에 왼 손등이 찢겼던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박장혁(24·스포츠토토)이 멋진 설욕의 레이스를 펼쳤다.
박장혁은 9일 부상 후 첫 복귀전이었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런쯔웨이를 완벽하게 제끼며 결승전에 오르는 투혼을 보였다. 이날 우리 대표팀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은 모두 결승전에 오르는 압도적 기량을 선보였고, 덕분에 편파판정의 뇌관이 될 중국선수들은 단 한 명도 결승무대를 밟지 못했다.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전 3조에서 박장혁은 앞서 지난 7일 남자 1000m 금메달리스트 런쯔웨이를 맞닥뜨렸다. 만약 준결승전에서 런쯔웨이를 막지 못한다면 힘겹게 결승전에 올라간다 한들 또 다시 편파판정의 악몽이 살아날까 지켜보는 중계진도 국민들도 애간장이 녹는 장면이었다.
앞서 남자 1000m에서 준결승전에 오른 박장혁은 손등이 찢겨 결국 아쉽지만 기권했다. 하지만 메달 기대주였던 황대헌, 이준서도 아쉽긴 매한가지였다. 멋진 플레이로 각각 조별 경기에서 1, 2위로 들어왔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모두 실격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레인 변경 반칙을 받아 결승전 진출이 막혔고, 국민들은 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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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박장혁이 나서는 1500m 준결승전이었다. 총 7명이 달리는 레이스에서 박장혁은 뒷편에서 틈을 보다 한 칸 한 칸 추격하며 4위에 올라섰고, 2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추월을 시도했다.
헝가리 류 샤오앙이 선두를 치고 나오고, 중국의 런쯔웨이가 2위 자리를 막아선 가운데 세번째 자리에 섰던 박장혁은 아웃코스로 한번 판을 흔들고, 이어 바로 인코스를 뚫어냈다.
추월을 막으려는 런쯔웨이가 마치 부딪히기라도 한 듯 손을 치켜들며 헐리우드 액션을 해 또 다시 중계진을 긴장시켰지만 결국 박장혁은 류 샤오앙에 이어 2위, 런쯔웨이는 3위로 준결승전을 마쳤다.
만약 억지 실격이 나온다면 런쯔웨이가 결승전에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길었던 비디오판정 끝에 심판은 런쯔웨이를 실격 처분했다. 앞서 런쯔웨이가 인코스 추월하는 카자흐스탄 갈리아메토프의 허벅지를 왼팔로 누르며 안으로 밀어버리는 반칙을 저질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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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를 넘은 대표팀은 그렇게 총 10명이 달린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무대에 가장 많이 오른 나라는 단연 대한민국이었다. 황대헌, 박장혁, 이준서와 헝가리 류 샤오린 산도르, 류 사오앙 형제,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 등이 도열했고, 중국 선수는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중국 없이 클린 플레이가 가능한 기반을 닦은 결승전은 ‘쇼트트랙 명가’ 한국의 무대였다.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나간 황대헌은 속도를 끌어올리며 그대로 결승선까지 흔들림 없이 경기를 주도해갔고, 맨 첫 번째 선수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금메달이었다.
대회 닷새째만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쥔 황대헌은 이준서, 박장혁과 얼싸 안았고 마음 고생을 했던 코치진은 눈물을 쏟았다. 경기가 끝난 뒤 함께 달린 외국 선수들도 황대헌과 주먹인사를 하며 축하를 전했다.
팬들은 “박장혁 선수, 한 손 못쓰는데 포기 안하고 나온 것만해도 대단한데 결승진출까지 하다니 진짜 존경스럽네요” “부상 + 중국의 더티플레이 + 심판의 편파판정 정도로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실력을 누르기에는 역부족인가봐요” “박장혁 선수 마지막에 정말 멋지게 추월했네요 왼손 부상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해주었습니다!!”라며 불굴의 투혼에 찬사를 보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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