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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한선수(37)와 곽승석(34)이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은 선두에 올라있다. 승점 53(17승 11패)으로 2위 KB손해보험(승점 50, 15승 14패)에 3점 앞선다. 팀당 정규리그 8~9경기만을 남겨둔 가운데 봄배구 윤곽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언제, 누가, 어떻게 올라올지 내려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 경기로도 순위표가 요동친다. 10년 넘게 프로에 몸담은 이들도 매 경기 가슴 졸이고 있다. 1위에 자리하지만 대한항공 베테랑 두 선수는 쉴 틈이 없다. 방심을 경계하면서 모든 걸 쏟아붓기에 정신적인 소모도 크다. 곽승석은 “한 경기마다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긴장감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유리하게 흘러갈 거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보는 재미와 별개로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죽을 맛이다. 한선수는 “매 시즌을 치를수록 힘들다. 보는 사람은 재밌겠지만 선수들은 아니다”라고 웃으며 “재밌는 만큼 우리는 좀 더 힘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한선수는 13시즌, 곽승석은 12시즌 만에 맛본 달콤함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유리한 고지에 있다.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각오가 강하다. 곽승석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 기다리고 싶다. 플레이오프는 3판 2선승제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규리그와 다른 양상이 될 수 있기때문에 챔피언결정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선수는 시즌 중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수술을 하게 되면 시즌 아웃 가능성이 크기에 테이핑을 감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그냥 참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끊어졌다. 다시 탈구가 안 되게 잘 조여 매고 해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 한선수는 “어찌됐든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나를 경계해야 한다. 남은 경기 하나 하나가 모두 힘들 거라 생각한다. 그걸 얼마 만큼 의지 있게 버티고 넘어가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힘든 걸 버티고 올라가는 팀이 정상에 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곽승석도 ‘버티기’에 돌입했다. 그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어쨌든 이기려고 하면 버티는 게 중요하다. 버티기만 하면 유리한 상황이 올 거다”라고 전했다. 두 베테랑의 버티기 싸움의 결실은 어떻게 맺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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