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속구 평균 구속은 138㎞에 불과하다. 슬라이더는 이보다 10㎞, 체인지업은 8㎞가량 느리다. 4이닝 동안 열다섯 명의 타자를 만나 안타는 단 1개를 내주고 삼진 9개를 솎아냈다. 왼손 불펜 필승조 후보로 거론되는 고졸(강릉고) 신인 최지민(19)이 루키시즌 1군 입성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열린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최지민은 185㎝ 100㎏의 당당한 체구로 눈길을 끌었다. 속구, 슬라이더 투 피치 유형이지만 KIA 입단 후 양현종에게 체인지업을 배워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최고구속은 140㎞대 초반에 머물지만 신체 조건이 좋아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지민은 “정해영, 이의리 형에게 어떻게 하면 스피드가 증가하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답하는 모습은 ‘순둥이’ 그 자체다.
|
최지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구속 증가다. 그는 “팔 각도가 낮아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TV에서만 보던 프로 선배들을 상대하니 긴장도 되지만 재미있다. 더 집중해서 내가 던질 수 있는 공을 확실히 던지는 게 목표”라며 “140㎞대 중반까지는 구속을 끌어 올리고 싶다. 형들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다보니 어느순간 구속이 증가하더라’고 말하더라. 정해영 이의리 형처럼 신인 때부터 1군에서 풀타임 활약해 입단 첫해부터 잘하는 전통을 잇겠다”고 강조했다.
볼끝도 좋지만, 타자 입장에서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이 스프링캠프 평가전 호투 비결이다. 자신도 “디셉션 동작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듣는다. 타자 입장에서는 팔이 나오는 모습이 안보여서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고 하더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장점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던질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26일 한화와 첫 평가전에서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여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후 3이닝 퍼펙트에 삼진 7개를 솎아내 눈도장을 받았다. 비록 평가전이지만 팀에 첫 3구삼진을 잡아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 8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6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이성곤과 정민규를 연속타자 삼진으로 돌려보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공격적으로 투구하라고 주문하셨는데, 이렇게 삼진을 많이 잡을줄 몰랐다”며 웃었다.
스트라이크존 언저리로 볼을 던지는 능력이 좋은 왼손 투수는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없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순둥이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싸움닭으로 변하는 최지민이 또 한 명의 ‘슈퍼루키’로 급부상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