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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IA는 검은 호랑이해(壬寅年)를 맞아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 창단 첫 9위 수모를 떨치고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을 노린다는 게 KIA 김종국 감독의 공식 목표다. 목표 달성 키워드는 ‘편안하지 않은 야구’다. 김 감독은 “상대가 편하게 느낄 여지를 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목표는 스프링캠프 평가전부터 시범경기로 이어지고 있다. 투타 모두 적극성이 돋보인다. 투수들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였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유인구를 던지지 않는다. 타자 역시 초구부터 배트를 휘두르고, 3볼에도 타격을 한다. 작은 틈만 보이면 한 베이스를 더 노리는 등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몸을 만드는 시기인데도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은 자칫 오버워크로 풀이될 수도 있다. 특히 시범경기는 상대 전력을 가늠하는 탐색전 성격이 짙어, 전력을 완전히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KIA는 마치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적극적인 작전야구로 전력을 공개하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우리 전력이 노출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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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은 하루아침에 이뤄낼 수 없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실패를 통해 깨닫는 게 있어야 한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이 아니라서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횡사해봐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도전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크게 위축된 선수들을 양지로 끌어내는 것이 전력노출보다 더 중요하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하면서 설 때와 갈 때를 체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지난 12일 창원 NC파크에서 치른 NC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3회초 2사 만루 기회 때 김석환의 우전 적시타 때 무리하게 3루로 달리다 횡사한 황대인이 대표적인 예다. 김 감독은 “칭찬하고 싶다. 상황 판단이 매우 좋았다고 본다”고 감쌌다. 김 감독은 김석환의 타구가 빨라 홈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봤다. NC 우익수의 어깨가 강하지 않더라도, 컷오프 플레이만 잘 이뤄지면 승부를 걸 만했다. 황대인의 3루 질주는 아웃와 득점을 바꾸려는 ‘의도된 횡사’였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것을 스크린플레이라고 한다. 팀플레이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선수는 벤치의 신뢰를 먹고 산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라고 말로 강조하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도루와 주루 실패에도 “감독님께서 박수쳐주실 것”이라고 자신한 박찬호의 말에 달라진 팀 분위기가 녹아있다. 호랑이 군단이 달라졌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