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최형우 \'거포의 만남\'
KIA 나성범(왼쪽)이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1회말 2점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최형우의 축하를 받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단지 자신감의 표현만이 아니다. 감독은 물론 코치진도 놀랄 정도다. KIA가 명가재건 희망을 키우고 있다.

KIA는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률이 7할(7승 2무 3패)이었을 만큼 좋은 성적을 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투타가 조화로웠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KIA 김종국 감독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다. 실전에서도 모두 잘 움직여줬다. 전쟁할 준비를 잘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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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왼쪽)과 김석환이 대화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베테랑들의 분전보다 새얼굴이 가세한 것이 더 반갑다. 김 감독은 “투수 쪽에서는 한승혁, 야수 쪽에서는 김석환과 김도영이 시범경기 MVP”라며 “(한)승혁이는 구위나 몸상태, 멘탈 등 모든 면에서 입대 전보다 향상됐다. 투수 중에는 성장세가 단연 돋보인다. 석환이와 도영이도 1군 스프링캠프 합류는 늦었지만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려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5선발로 낙점된 한승혁은 세 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14이닝 5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3.21로 잘 던졌다. 볼넷을 두 개밖에 내주지 않아 ‘와일드 씽’이라는 꼬리표와 작별을 예고했다. 정규시즌 때도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KIA로서는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김 감독은 “선발 후보이던 임기영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아쉽지만, (한)승혁이가 빈자리를 훌륭히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 같이 경쟁하던 투수들도 언제든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선수들이라 예년보다 선수층이 두꺼워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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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오른쪽)이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러닝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선수층 두께는 야수 쪽이 도드라진다. 프리에이전트(FA)로 나성범을, 새 외국인 타자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영입해 외야를 새 얼굴로 채운 덕분에 기존 선수들의 경쟁심이 더 커졌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나지완 고종욱 이우성 등이 경합했지만 ‘포스트 최형우’로 꼽히는 김석환이 자리를 꿰찼다. 내야도 2루수 김선빈을 제외하고는 무한경쟁 체제였는데, 고졸(동성고) 신인 김도영이 인상적인 활약을 하면서 박찬호 황대인 류지혁 김태진 등 기존 선수들의 분전을 이끌어 냈다.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율 0.432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김 감독은 “개막 엔트리에 들지 않았다고 포기할 게 아니다. 어차피 정규시즌은 마무리가 중요하다. 시작을 퓨처스리그에서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언제든 1군에 올라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변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결원이 생기면 퓨처스팀에서 언제든 채울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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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종국 감독이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시범경기를 마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정규시즌에도 투타 모두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한 김 감독은 “루즈하지 않은 야구를 표방할 생각이다. 기대했던 젊은 선수들이 강한 멘탈로 무장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만큼 개막부터 전력으로 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