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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9일(현지시간)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전에서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리버풀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축구선수로서 압도적인 재능과 타고난 성질머리를 모두 가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팬의 휴대폰을 패대기친 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채 애먼 팬에게 화풀이를 한 것도 황당한데, 그 이후 사과 역시 피해자 가족의 분노를 샀다.

스카이뉴스는 11일(현지시간) 호날두가 망가뜨린 휴대폰 소유주인 14세의 자폐소년 제이크 하딩의 어머니 인터뷰를 전했다. 하딩의 어머니 사라 켈리는 “사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진 뒤 호날두의 대변인이 전화를 걸어 우리 모자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직접 만나고 싶다며 초대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호날두는 제이크의 전화를 땅에 집어던졌다. 나는 할 말이 없다. 내가 왜 올드 트래포드에 가야하나? 블루(에버턴)가 레드(맨유)에 가야할 이유가 뭐냐?”라며 사과하겠다는 쪽이 사과받아야 하는 사람을 찾아오라고 한데 대해 발끈했다.

하딩

사라켈리
사라 켈리가 9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아들 제이크 하딩의 멍든 손과 액정이 나간 휴대폰 모습. 출처 | 켈리 SNS

앞서 지난 9일 호날두는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 맨유의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경기장을 나서다 자신을 찍기위해 팔을 뻗은 팬의 휴대폰을 거칠게 내리쳐 망가뜨렸다.

이 과정에서 제이크의 손등에는 푸르게 멍이 들었고, 휴대폰도 파손됐다. 경찰은 이와 관련 호날두의 폭행 혐의를 조사 중이다.

호날두가 거칠게 휴대폰을 패대기치는 모습이 인터넷으로 퍼지자 호날두는 개인 SNS를 통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순간에 감정을 다스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존경하고 인내하며 사랑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나는 내 분노에 대해 사과하고 가능하다면 이 서포터를 올드 트래포드로 초대해 페어 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을 관람하도록 초대하고 싶다”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켈리는 “그가 (사과에) 진심이었다면 사건의 순간에 돌아서서 제이크의 전화를 들고 ‘미안하다’라고 말했어야 한다. (그가 적은 사과문 중) ‘스포츠맨십’ 이라는 구절이 제일 웃긴 부분이다. 14세 소년에게 그따위 행동을 하는 건 전혀 스포츠맨십이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켈리의 아들 제이크는 에버턴의 팬으로 구디슨 파크 경기 관람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제이크는 현재 사건의 충격으로 축구장에 가지 않겠다고 하고 있지만 에버턴 측에서는 제이크의 상태가 좋아지면 언제든 티켓을 제공하겠다고 했다”며 에버턴에 감사를 전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