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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래도 첫 등판임을 감안하면 분명 나쁘지 않았다. 두산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3) 이야기다. 사실 1년차였던 지난해에도 초반은 썩 좋지 못했다.
미란다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6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승패는 없었다. 투구수는 70개. 경기는 두산이 2-6으로 패했다.
이날이 첫 등판이었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어깨에 탈이 났다. 시범경기 2경기에 나선 뒤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 개막전 불발. 착실히 불펜 피칭을 진행했고, 지난 10일 강릉영동대와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실전 최종 점검이었다. 3.1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만들어냈다. 투구수는 45개였다.
이날 마침내 1군에 올라왔다. MVP의 귀환이다. 지난 시즌 28경기 173.2이닝, 14승 5패 225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탈삼진은 ‘철완’ 최동원이 갖고 있던 223개를 넘어서는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정규리그 MVP도 미란다의 몫이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7㎞가 나왔으나 최저 구속이 시속 137㎞였다. 연습경기에서 시속 136~140㎞ 분포를 보였음을 감안하면 올라온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평균 시속 146㎞ 수준이었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대신 특유의 포크볼은 위력이 있었다. 슬라이더도 괜찮았다. 4이닝 4탈삼진이 가능했던 이유다. 지난 시즌에도 미란다의 포크볼은 피안타율 0.137로 언터처블이었다.
제구는 불안했다. 볼넷 6개가 말해준다. 1회와 2회 2개씩 허용했고, 3회와 4회 1개씩 기록했다. 대신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했다. 득점권이 아니라 전체 피안타가 단 1개였다.
1회초 볼넷 후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2회초에는 볼넷 2개로 1,3루에 몰린 후 탈삼진 2개로 이닝을 마쳤다. 3회초에도 1사 후 볼넷으로 주자를 보낸 뒤 뜬공 2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오늘 미란다 투구수는 60~70개 정도다. 구속은 아직 베스트가 아니다. 통증이 없다. 계속 던지면서 구속은 올라올 것이다. 그래도 작년 구속은 다시 나와야 한다. 던지는 것을 보겠다. 구속도 시속 140㎞ 후반은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작년 모습을 기대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지난해 보여준 것이 있다. 사실 지난 시즌 미란다는 5월까지 들쑥날쑥한 모습이었다. 조기 강판도 세 차례나 됐다. 오히려 다른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6월 이후 7이닝 이상 꾸준히 던지면서 에이스로 군림했다. 완봉승도 한 차례 있었다.
결국 ‘지금’이 아니라 ‘시즌 내내’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스타트는 나쁘지 않았다. 최고 시속 147㎞을 만들며 구속도 더 좋아질 수 있음을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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