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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7일 신한은행 소속이던 김단비가 2021~2022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최이샘(왼쪽)의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다음 시즌 둘은 우리은행에서 함께 뛴다. 사진제공 | WKBL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신한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단비(32)가 우리은행으로 전격 이적했다. 신한은행과 나쁘게 결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단비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우리은행이 내민 손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거함’ 국민은행에 도전할 수 있는 든든한 전력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2일 “외부 FA 김단비를 영입했다. 계약조건은 기간 4년에 보수 총액 4억5000만원(연봉 3억원-수당 1억5000만원)이다. 김단비는 우리은행이 다시 한번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데 꼭 필요한 선수다.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발표했다.

신한은행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의 전격 이적이다. 지난 2008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2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2007~2008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신한은행에서만 15년을 뛰었다. ‘레알 신한’의 한 축으로 통합우승만 5번이나 달성했다.

다음 시즌부터는 우리은행 소속이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전력 보강에 나선 우리은행이 발빠르게 움직여 김단비를 품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김단비가 신한은행과 긴 시간 협상을 했다고 들었다. 우리도 기다리고 있었다. 심경의 변화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어제 결렬됐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어제 밤에 급하게 만나 도장을 찍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신경을 많이 썼다. 계약이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큰 전력을 영입했다. 우리는 김정은이 나이가 있기에 대안도 고민해야 했다. 여러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최이샘 잔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는데, (최)이샘이와 계약이 빨리 끝났다. 그러면서 외부로 눈을 다시 돌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위성우 감독도 반색했다. “대형 전력을 얻었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줬다. 지금 국민은행이 월등히 좋다. 우리도, 김단비도 국민은행의 대항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맞은 것 같다.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더라. 우리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결정이 났다. 축하를 받을 일인 것 같다”며 웃었다.

[포토] 위성우 감독 \'오늘은 이겨야 해\'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4월1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아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팀 내 간판이자 최고의 선수가 떠났다. 안 좋게 헤어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 신한은행 관계자는 “김단비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 한두 번 만난 것도 아니다. 선수가 고민을 많이 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어제 저녁에 결렬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오래 함께했기에 우리 쪽으로 추가 기운다는 생각도 했는데 결정이 이렇게 됐다. 우리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 아닌가. 마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단비가 자신의 농구를 위해 이적하고 싶은 생각을 내놨다. ‘내 농구를 위한 결정이다. 감독님과 구단이 내게 해준 것에 대해서는 고마움만 있다.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다. 프로의 세계이기에 냉정한 것 아니겠나”고 짚었다.

현재 최강은 국민은행이다. ‘국보’ 박지수가 버티고, ‘국대 슈터’ 강이슬이 있다. 2021~2022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왕조’를 외치는 중이다. 대항마가 있어야 한다. 한 팀의 독주는 리그 전체로 봤을 때 아주 바람직한 일은 또 아니다.

우리은행이 전격적으로 움직였다. 원래 2일 도장을 찍을 계획이었는데 아예 1일 밤에 김단비를 만나 계약을 마무리했다. 절실했다는 의미다. 우리은행도 찬란한 시절이 있었다.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일궈냈다. 최근에도 강팀이다. 현재도 박혜진, 박지현, 김정은 등 국가대표가 즐비한 팀이다.

내부 FA 최이샘을 눌러앉히는데 성공했고, 여기에 김단비라는 거물까지 추가했다. 확실한 국민은행의 대항마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심한 우리은행이 크게 한 방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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