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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기자]
“주변에서 심하다 할 정도로 모성애가 많은 강한 사람인데 모성이 하나도 없는 엄마 역할을 하려니 힘들었다. (김우석이)너무 안쓰럽게 힘들어 보이는데 전혀 안 그런 척 하기가 어려웠다.”대한민국 최초로 ‘군 법정’이라는 신선한 배경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은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이 지난달 26일 자체 최고 시청률 10.1%로 종영했다. 치밀한 텐션과 함께 통쾌한 액션을 펼친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배우 오연수는 최초의 여성 사단장인 노화영 역으로 분했다. 그는 최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군검사 도베르만’ 종영 이후 시원섭섭한 소감을 전했다.
오연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엄청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1989년 MBC 19기 공채 탤런트으로 데뷔한 그가 30년 넘는 연기 생활 중 악역으로 분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뿐만 아니라 최초의 여사단장으로 군복을 입어보는 경험도 처음이라 노화영이라는 캐릭터를 그려내며 고민이 많았다. 앞서 지난 2월 23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오연수는 처음엔 배역을 거절할 생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캐릭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결정을 하고 했지만 촬영하기 전까지도 ‘괜히 한다고 그랬나’ 하고 계속 고민했다. 그러고 나서도 끝나고 마지막을 신을 찍을 때까지 고민의 연속이었다”며 이번 작품에 도전한 것은 정말 모험이었다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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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이코패스로 의심될 정도의 악역인 노화영으로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쇼트커트부터 사이코패스 같은 살벌한 연기를 보여준 그에게서 이전의 청순한 이미지를 떠올리긴 어려웠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변신이었냐는 질문에 “현장에서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찍고 고민도 많이 해가면서 찍어서 그래도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 오랜만에 (연기를)하면서 지금까지 해온 비슷한 거 그냥 할까 하다가 그래도 악역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배우가 맨날 똑같은 역할만 할 순 없지 않은가. 해보고 싶었던 건데 악역이면서도 여성 최초 사단장이라는 점이 멋있어 보였다”며 “그렇게 봐주니 다행”이라고 답했다.
사실 노화영을 일반인의 시선에서 이해하기엔 과하게 표독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오연수는 그런 노화영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려냈을까? 그는 “‘도대체 노화영이 뭐 때문에 이렇게 높이 올라가려고 하나’, ‘권력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지’ 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 이 여자는 도대체 어디서 행복을 느끼지? 되게 외롭고 불쌍한 여자라고 느꼈다”며 “이 여자의 베이스는 사실 드라마에서는 안 나왔지만 시나리오 상에서는 되게 불우하게 자랐다. 가정 환경이 돈이 없었다는 게 아니라 사랑을 받고 자라는 여자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군인이었는데 아들이 아닌 딸로 태어난 노화영은 심지어 손가락 일부가 없다는 이유로 사랑도 안주고 키웠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버지보다 잘 되어야지라는 뭔가가 깔려있는 여자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런 독한 모습을 보여온 노화영이 사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 생활로 끝난 엔딩은 시청자들에게도, 오연수에게도 조금의 아쉬움을 남겼다. 사형 선고 이후 노화영은 과연 정신을 차릴 수 있을지 묻자 오연수는 “나도 아쉬웠다. 촬영 중후반쯤 됐을 때 감독님께 노화영은 어떻게 되는지 여쭤봤다.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게 노화영스럽다는 의견을 감독님과 주고 받았다.그게 더 깔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여태까지 그런 악행을 벌인 여자가 얌전히 교도소에 있을까? 나 같으면 교도소에서 평생을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벌인 악행에 비해 허무하게 끝난 노화영의 결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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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모성애가 넘치기로 알려져 있는 오연수와 달리 불우한 가정 환경 탓에 노화영은 자신의 아들인 노태남(김우석 분)에게도 모성애를 주지 못하는 엄마가 됐다. 전혀 다른 성격으로 연기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에서 심하다고 할 정도로 모성애가 많은 사람인데 모성이 하나도 없는 엄마 역할을 하려니 힘들었다. (김우석이)너무 안쓰럽게 힘들어 보이는데 전혀 안 그런 척 하고 이러기가 어려웠다. 촬영이 딱 끝나면 우석이한테 말로 농담도 하고 잘해주고 그랬다”며 김우석에게 모진 엄마로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오연수의 이후 활동에 기대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오연수는 향후 연기 활동 계획에 대해 “많이 나오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임팩트있게 나오는 걸 좋아한다. 사실 ‘군검사 도베르만’도 한 회에 60신이 있으면 내가 적게 나오면 다섯 신 밖에 안 나왔다. 그런데 다들 많이 나온 것처럼 말하시더라. 그렇게 임팩트있게 나오는 걸 내가 선호한다”며 “이후 임팩트 강한 배역이 들어온다면 장르와 플랫폼 등을 불문하고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mj98_24@sportsseoul.com
사진 | tvN, 베일리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