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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말 안해도 알았을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이 자존심을 상했다. 경기 초반부터 폭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KT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더 분했을 것”이라며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전날 타선 폭발로 10점을 뽑아낸 동력을 돌아봤다. KT는 박병호의 2점 홈런 등 장단 12안타로 10점을 뽑아내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1회초 기선을 제압하는 2점홈런과 2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낸 박병호는 “선수들 모두 분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누가 나서서 얘기하지 않아도 (수모를) 갚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당한 27연속타자 아웃 얘기다. 당시 KT는 1회초 1, 2번타자가 연속안타를 뽑아낸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했다. 9회말 끝내기 안타까지 내줘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이 감독도 “경기 중반쯤 되니 타순이 일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원에게 ‘혹시 퍼펙트 당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더라. 솔직히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났다”고 말했다.
정규이닝(9회)에 끝난 경기 중 최초이자 단일경기 역대 두 번째 기록의 희생양이 된 이 감독은 11일 경기에서 1회부터 희생번트를 대는 등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한 점의 소중함을 크게 느낀 ‘챔피언 타선’은 두 번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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