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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전원주택 시장에서 인테리어는 건축과 동시에 진행된다. 그러나 대부분 전체적인 건축에 신경 쓰느라 인테리어에 신경을 못 쓰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짓는 집의 수가 늘어날수록 평단가를 계산할 때 외장재보다는 내장재, 즉 인테리어에 대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공사에서 제공하는 평단가에서 차이나는 가격은 사실 골조나 외장재는 한정적이고 실질적으로는 내장재의 스펙들이다. 이번 칼럼에선 전원주택이 아니어도 처음 인테리어를 맡기려고 하는 분들이 편하게 읽기 좋은 인테리어 관련 사례를 살펴보겠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1 한국의 소비자시장평가지표’를 통해 주택수리 및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살펴보겠다. 내용에 따르면 중점 개선영역은 신뢰성과 선택다양성, 비교용이성이 꼽혔으며. 최우선 개선영역에는 가격이 꼽혔다. 필자가 최근 25평형 실내 인테리어를 맡긴 견적을 보더라도 비교용이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같은 인테리어 도면을 사용했고 창호 및 유리에 대한 스펙, 바닥자재를 모두 같은 것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단순히 비싸다, 싸다를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각 견적에는 인테리어 회사의 무형자산 혹은 서비스 이용료의 개념도 함께 들어가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히 소비자 입장에서 같은 도면과 같은 스펙을 가지고도 회사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현실적인 비교용이의 어려움이 있음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소비자원 자료에서 언급했듯이 신뢰성과 가격이 개선 영역으로 따라온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재만 주문해서 직접 인테리어하는 셀프 인테리어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 바쁜 일상을 지내는 보통 사람들에게 일정 이상의 셀프 인테리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 역시 시간은 없지만 이 시장에 비교적 밝은 편이기에 당시 최종적으로는 자재를 사고 대장 목수를 통해 일당을 주며 직영공사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대장목수와 직접 소통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비용은 2~30% 가량 절약할 수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통해 피해구제 현황도 살펴보자.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21년 기간 주택수리 및 인테리어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피해구제 880건 중 ‘설비하자 및 제품불량’이 73.1%로 1위를 차지했다. ‘연락두절 및 폐업’이 17.7%, 계약취소 및 위약금이 4.5%로 뒤를 이었다. 설비하자 및 제품불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의 최근 경험을 사례로 들면 시공업자는 애초 창호와 문, 싱크와 화장실 도기 등을 모두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평단가도 다른 집을 지을 때보다 비싸게 책정했다.
그러나 모두 설치하고 나니 브랜드만 있을 뿐 자재들이 해당 브랜드의 최하급이 들어왔다. 브랜드 없이 좋은 자재를 쓰는 것만 못할 정도로 문도 가벼웠고, 화장실 도기나 싱크 역시 브랜드에서도 저렴한 라인이었다. 필자는 모든 자재 원가를 조사해 노무비와 시공사 마진 15%를 붙여 과감히 시공사에 컴플레인을 걸었다. 완성된 집에서 다시 리모델링을 하는 과정에서 오는 상처 및 완공기간 등 역시 감수해야 했지만 가격대비 정상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받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가 조사 및 어떤 기준에 맞춰 시공단가를 책정할 것이냐의 판단이다. 개인들이 인테리어를 한다면 목공비까지는 몰라도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싱크나 도기 혹은 문이나 창호, 바닥 자재 등 큰 자재들의 스펙 가격을 조금 알아보면 시공 견적을 받을 때 회사의 신뢰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할 수 없을 때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보면 된다. 이 정도 노력을 통해 신뢰있는 시공사를 선정한다면 인테리어 사기나 피해는 드라마틱하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연락두절 및 폐업’이 17.7%나 차지하는데 이 때 소비자가 조심해야 할 덕목은 ‘무조건 싸게는 오히려 조심하자’이다. 주택 시공에서는 더욱 자주 있는 일인데 시공업자 중 자금상황이 어려워서 현금을 돌리기 위해 무조건 싸게 수주를 받는 곳들이 종종 있다. 이런 곳은 공사 중 연락이 두절되거나 폐업이 될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오히려 비싸게 부르는 곳보다도 더 조심하도록 하자.
인테리어에 있어서 본인이 사용하고 싶은 바닥, 창호, 문, 도기, 싱크대의 자재비용 정도는 한번 체크해보도록 하자. 인테리어 회사에 원하는 자재를 사용해달라며 몇 군데 비교견적을 요청하면, 지나치게 비싸거나 싼 곳을 제외했을 때 오히려 가격의 비교용이성이 상당히 올라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