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욱 작가
허명욱 작가

[스포츠서울 | 신재유기자] 회화, 조각, 공예 등 생활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허물며 다채로운 색면 회화를 구현하는 허명욱 작가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허 작가는 철학적 사유와 내면 풍경을 옻칠 예술 작품으로 변주하며 의식의 지평을 넓히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전통 옻칠 공예를 현대 회화에 응용하는 연구를 하다가 옻 추출물에 천연 안료를 혼합 응용해서 작품에 접목한다. 이후 강판, 나무, 패브릭 등의 소재를 캔버스로 삼아 옻칠, 생칠, 토회칠로 색칠을 하고 금박을 입히고 사포질하고 굽고 건조하는 반복 작업을 통해 전통 옻칠의 고유성을 살리면서 현대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모노크롬 스타일의 예술 작품을 창출해왔다.

자연 숙성·발효된 음식에서 오묘한 맛이 나오듯이 허 작가의 작품에서는 여러 달에 걸쳐 고뇌하며 켜켜이 쌓아올린 중첩된 시간들이 빚어내는 독특한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며 그가 암시하는 존재의 소멸성을 엿볼 수 있다.

허 작가는 단색으로 칠하고 옻칠로 마감한 구리 소재 컵이나 접시, 젓가락 등 테이블웨어와 소품 가구 등 생활용품도 제작한다. 이외에 어린 시절에 품었던 꿈과 이상향을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기계 소년 ‘아톰’에 투영해 고유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허 작가는 그날그날의 색을 찾고자 매일 혼을 담아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2022 스포츠서울 라이프특집 베스트 이노베이션에 선정된 그는 “내 작업은 이질적인 미술 소재를 분리하거나 배제하지 않고 상호 공존을 통해 긍정적인 가치를 생성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whyja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