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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그동안 ‘청약 불패’로 여겨졌던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계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서울 아파트 청약 열기가 한 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삼양사거리특별계획3구역 재개발)는 총 139가구에 대해 다음달 2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에서 328가구를 모집했는데 청약 당첨자의 42%가 계약을 포기했고, 예비 당첨자들까지 잇따라 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무순위 청약까지 물량이 나오게 됐다.
무순위 청약이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에 나온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청약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아 ‘줍줍’이라고도 불린다.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당첨일로부터 최대 10년간 재당첨이 제한되는데도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상당수가 고민 끝에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졌다. 미계약이 집중된 전용 84㎡형의 경우 분양 가격이 10억8921만∼11억5003만원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진행된 1순위 청약의 경쟁률이 한 자릿수인 7.3대 1에 그쳤다. 강북구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다른 지역에 비해 분양가게 높게 책정됐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강북구에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강북종합시장 재정비)도 청약 당첨자의 계약 포기가 속출하면서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다.
정부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6월 1일 이후 분양가 상한제 개편과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자금 부담이 커진 청약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면서 현재와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원자잿값과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 현실화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자금 부담이 커진 청약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면서 입지나 분양가에 따른 양극화 흐름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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