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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스케치북’에도 생계가 걸린 수많은 사람들과 사정이 있어요. 유일하게 남은 음악 라이브 토크쇼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방송인 겸 싱어송라이터 유희열은 마지막 순간까지 ‘스케치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전했다. 그는 지난 22일 13년 넘게 진행한 ‘유희열의 스케치북’ 600회를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유희열은 프로그램 하차에 앞서 지난 18일 자신의 팬카페인 ‘토이뮤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스포츠서울이 단독입수한 전문에 따르면 그는 이 글에서 “제작진들에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늦었지만 이제서야 말씀을 드린다. 여기엔 생계가 걸려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사정들이 있다”며 “다방에서도 걱정해주시고 답답해 하셨던 분들도 계셨지만 산다는 건 딱 잘라서 결정하고 바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고 속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스케치북’은 적은 제작진과 제작비로 진심을 다해 만드는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유일하게 남은 음악 라이브 토크쇼가 잘 이어 질수 있도록 여러분들께서 지켜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유희열은 최근 유튜브 등지에서 표절의혹이 제기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일부 유튜버들은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희열이 작곡하고 성시경이 부른 ‘해피 버스데이 투 유’도 일본 그룹 안전지대 멤버인 다마키 고지의 동명의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희열은 소속사 안테나 뮤직을 통해 사카모토 류이치의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결국 유희열은 13년동안 진행한 ‘스케치북’을 비롯,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유희열은 프로그램을 떠나는 것과 별개로 이번 논란으로 큰 상처를 입은 팬들에게 미안함과 애틋함을 표했다. 그는 “나이랑 경험이 많다고 모두 다 깊어지는 게 아니란 걸 자신을 돌아보며 절실히 깨닫고 있다”며 “지금 어디쯤에 와 있는지, 나의 남은 몫이 무엇인지 외면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지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표절 논란으로 학창시절의 소중한 부분이 날아갔다는 일부 팬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죄했다. 유희열은 “지난 추억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는 얘기는 평생 가슴에 흉터로 새기며 살아 가겠다. 각자의 지난 추억들은 그 추억들대로 가슴 한 켠에 잘 간직 하셨음 좋겠다”라며 “이건 저의 부족함이지, 그 시간 속 여러분은 잘못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다독였다.
유희열은 “안그래도 힘든 세상, 저까지 힘들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예전처럼 평범한 안부 인사를 아무렇지 않게 서로 웃으면서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길 그려본다”는 말로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방송가는 유희열이 이번 논란으로 음악방송진행자 역할에서 내려와 기획사 운영 등 사업에만 전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희열의 당부와 달린 ‘스케치북’은 22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후속 프로그램은 미정이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박진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