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보섭이 실종자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제공 | 인천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최근 인천경찰청과 손잡고 인천 지역 실종자 찾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명은 ‘RE:UNITED(리:유나이티드)’로, 다시(RE)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함께하길(UNITED) 바란다는 뜻이다.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천은 SNS를 통해 인천 지역 내 실종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조속한 복귀와 발견을 위해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사회적 안전망 공동체를 구축하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다.

인천은 장기 실종자 가족 관점에서 접근했다. 36년 전 아들 최재명 군을 잃어버린 최복규 씨 가족의 사연을 담은 세미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5분이 채 되지 않는 영상이다. 여기엔 오재석, 이명주, 김도혁 등도 직접 인터뷰에 나서 관심을 촉구했다. 김도혁은 “최재명 군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실종 사실을 전해 들었다. 실종자분들이 하루빨리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 행복한 가족사진을 촬영하길 바란다. 미약하지만 캠페인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선수들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겠다”고 말했다. 인천은 인천 지역 장기 실종자 22명을 이미지로 제작, 인천 지역 장기 실종자의 인상착의 등 특징, 실종일 및 장소 등을 적었다.

그리고 맞은 3일 수원FC전. 인천 관계자들은 사실 노심초사했다. 득점이 나와야 구단과 선수단이 준비한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반 5분 기다리던 득점이 터졌다. 김보섭이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수원FC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김보섭은 코너 플랫 앞에서 복싱 세리머니를 했다. 그것도 잠시, 김도혁과 인천 선수들이 준비한 세리머니를 해야 한다고 김보섭에게 전달했다. 김보섭은 “실종자를 찾습니다. 최재명”이 적힌 유니폼을 중계 카메라에 비췄다. 그렇게 고대하던 프로젝트의 세리머니가 완성됐다.

인천의 캠페인으로 실종자를 찾게 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이 프로젝트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고 있을 실종자 찾기. 인천이 내디딘 의미 있는 발걸음인 건 분명하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