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단체 사진 (1)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하이브의 차세대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에 이어 뉴진스(NewJeans)도 베일을 벗었다. 벌써부터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기존 K팝 그룹의 룰을 과감히 벗어던진 이들이 ‘4세대 걸그룹’의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민지(18)·하니(18)·다니엘(17)·해린(16)·혜인(14)으로 이뤄진 5인조 걸그룹 뉴진스는 공식 데뷔도 전부터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불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트디렉터 출신인 민 대표는 과거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에프엑스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의 브랜딩에 참여했다. 뉴진스는 하이브의 산하 레이블 어도어 대표이사를 맡은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아이돌이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라는 팀명에는 매일 찾게 되고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진(Jean)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뉴진스는 민희진의 색깔이 가득 담긴 그룹이자 이미 어느정도의 팬덤 형성이 예견됐다. SM에서도 뛰어난 브랜딩 실력을 인정받은 만큼 뉴진스의 행보 역시 남달랐다. 뉴진스는 기존의 걸그룹 데뷔 프로모션 과정인 ‘티저-포토-멤버-콘셉트 공개’ 등의 관행을 과감히 깨고 사전 홍보 없이 지난달 22일 데뷔곡 ‘어텐션’(Attention)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바로 공개한 바 있다.

또한 무려 3개 트랙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어텐션’에 이어 차례로 두 번째 타이틀곡인 ‘하이프보이’(Hypeboy), 수록곡 ‘헐트’(Hurt)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지난 1일에는 세 번째 타이틀곡 ‘쿠키’(Cookie)까지 공개하며 앨범은 8일 정식 발매한다. 뉴진스의 앨범 구성도 독특하다. 3가지 버전 중 하나인 ‘New Jeans Bag’ 버전은 가방 형태로 제작돼 실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뉴진스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겁다. 데뷔 앨범 ‘뉴 진스’(New Jeans) 음원으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K팝 신인 걸그룹 기록을 쓰고 있다. 타이틀곡인 ‘어텐션’과 ‘하이프보이’는 이틀 연속 한국 스포티파이 ‘일간 톱 송’ 차트 1, 2위를 지켰다. 또 국내 음원차트에서도 세 타이틀곡 모두 단 6시간 성적만으로 멜론 일간 차트에 입성했다. 특히 ‘어텐션’은 발매 당일 오후 7시 멜론 실시간 차트에 20위로 진입하면서 최근 3년간 발표된 걸그룹 데뷔곡 중 최고 순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앨범 판매량은 더욱 놀랍다. ‘뉴 진스’는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사흘 만에 44만장 넘게 판매되며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초동 판매량(음반 발매 후 일주일 동안의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초동 판매량 기존 1위는 지난 5월 데뷔한 르세라핌의 미니 1집 ‘피어리스’(FEARLESS)였다. ‘피어리스’는 발매 후 일주일 만에 약 30만 7000장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인 르세라핌의 신기록을 하이브의 두 번째 걸그룹인 뉴진스가 깬 것이다. 르세라핌은 같은 하이브 레이블인 쏘스뮤직이 지난 5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소성진 쏘스뮤직 대표가 중심이 돼 만든 그룹이다. 6인 체제에서 5인 체제로 활동하게 된 르세라핌의 인기도 꾸준히 상승세다. 데뷔곡 ‘피어리스’로 13주 연속 미국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르세라핌_단체

같은 기획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신인 걸그룹을 선보이는 건 업계에선 굉장히 드문 일이다. 하이브 대표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단체 활동을 쉬어가기로 한 가운데, 하이브가 연달아 내놓은 신인 걸그룹들의 ‘선의의 경쟁’은 하이브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 관계자는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레이블 플레디스 소속 프로미스나인을 제외하면 전부 보이그룹이란 점에서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르세라핌과 뉴진스의 동반 활약이 그간 하이브가 안고 있던 리스크를 거둬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가요계에서 아이브, 케플러, 엔믹스 등 4세대 신인 걸그룹의 활약이 눈에 띄는 만큼, 르세라핌과 뉴진스의 등장이 4세대 걸그룹 구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도 업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이브 그리고 민희진의 그룹이란 게 이들에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츰차츰 이러한 수식어를 떼고 자신들의 색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며 “출발은 좋다. 걸그룹의 전형적인 찌를듯한 고음과 복잡한 세계관 등을 과감히 배제하며 차별화했다”고 이들이 펼칠 행보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어도어, 쏘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