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유지할 것인가, 확대할 것인가.
K리그는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부터 외국인 선수 쿼터를 ‘5+1(국적 무관 외국인 5명+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 체제로 변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K리그는 ‘3+1’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시아 쿼터와 별개로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도 1명을 추가로 보유할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팀은 K리그2의 안산 그리너스 한 팀 정도다. 큰 틀에서 국적 무관 외국인 선수 3명과 아시아 국적 선수 1명을 활용할 수 있는 게 지금 K리그의 정책이다.
AFC의 결정에 따라 대다수의 아시아 리그는 쿼터 확대에 나섰다. K리그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쿼터를 늘려 적극적으로 경쟁할지, 아니면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다 신중하게 쿼터를 확대할지 결정해야 한다.
확대할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AFC 방향성에 맞게 5+1로 발 맞춰 갈 수도 있고, 4+1로 부분적인 확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혹은 아시아 쿼터를 아예 없애고 국적 불문 외국인을 4명 영입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쿼터 변경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기본적으로 재정에 여유가 있는 팀은 전력 극대화를 위해 확대를 원한다. 반면 외국인 선수 추가 영입에 따른 재정 부담을 느끼는 팀은 현행 체제 유지를 바란다.
확대를 선택할 경우 누릴 수 있는 효과는 여럿 있다. 당장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K리그는 아시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성적을 보면 울산 현대(2012, 2020), 전북 현대(2016)가 우승을 차지했고 FC서울(2013), 포항 스틸러스(2021)가 준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른 리그 팀들이 외국인 쿼터를 5+1로 바꿔 전력을 상승하는 사이 K리그 팀들은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따른다.
뿐만 아니라 저렴한, 혹은 적정한 수준의 몸값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K리그, 혹은 해외 이적시켜 큰 이적료를 확보할 수도 있다. 오히려 재정에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
11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제 개정 공청회에서 신정민 전북 현대 책임매니저는 “리그의 질과 발전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것 지향해야 한다. 팬의 니즈을 맞추고 경기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확대에 동의한다. 타 리그와 비교되는 모습도 주시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리그조차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라며 확대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외국인 쿼터를 확대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긴 하다. 특히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K리그는 재정 건전화를 중요 가치로 내세우며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여기에 국내 선수, 특히 22세 이하 선수의 출전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유성한 FC서울 단장은 “프로 구단의 본질은 팬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성적 위주로 가면 리그가 부질해진다. 몸집 불리기, 국가 경쟁력을 거론하기 전에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마케팅, 지역사회 공헌 등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오범석 해설위원도 “외국인 쿼터가 늘어나면 국내 선수 설 자리가 없어진다. 골키퍼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가 3명만 뛸 수도 있다”라며 확대 반대 의견을 이야기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