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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지금은 소녀시대”라는 당찬 외침이 16년째 유효한 분위기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세월과 함께 차곡차곡 쌓인 연륜과 더욱 넓어진 활동 영역이다. 덕분에 무대에서는 한 팀이지만 안방에서는 경쟁자로 만나는 일도 생겼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한 싸움이 아닐 수 없다.
윤아는 지난달 29일 베일을 벗은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에 출연하고 있다. 극 중 타고난 미모와 당찬 매력을 지녔지만 박창호(이종석 분)와 결혼 후 생활력 ‘만렙’이 된 간호사 고미호를 연기한다.
시청률 6.2%(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산뜻하게 출발한 ‘빅마우스’는 입소문을 타더니 6회 만에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이 같은 호성적에 윤아와 이종석의 이름값이 작용했겠지만, 최근 퇴장한 작품들만 봐도 주연의 인지도를 믿고 상승세를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독특한 세계관을 쉽게 풀어낸 이들의 호연이 드라마의 성공적인 안착에 기여했다고 풀이된다. 윤아의 캐릭터 표현도 호평받고 있다. 결이 비슷한 장르물에서 주로 수동적으로 그려졌던 여주인공과 달리, 고미호는 행동파다. 윤아가 이러한 인물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을 높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수영은 지난 10일 시작한 KBS2 수목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서 근손실이 싫어서 운동에 집착하는 호스피스 병원 간호사 서연주 역을 맡고 있다. 방영 전부터 윤아와 동시기에 같은 직업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해, 제작발표회에서 “윤아는 종합병원의 간호사고, 나는 호스피스 병원 간호사다. 그래서 의상이 더 자유로운 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성적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윤아가 우세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2회 밖에 방영되지 않았고, 전작 ‘징크스의 연인’ 마지막회 시청률보다 높은 3.6%로 스타트를 끊어 반등할 여지가 있다. 이 가운데 ‘징크스의 연인’의 여주인공은 서현이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오는 24일에는 유리가 출격한다. 그는 ENA 수목드라마 ‘굿잡’을 통해 1년여 만에 연기자로 복귀한다. 지난해 MBN ‘보쌈-운명을 훔치다’로 함께 흥행 신화를 썼던 정일우와 이 작품으로 재회한다고 해 더욱이 기대가 쏠리고 있다. 더불어 ‘초시력자 취업준비생’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할 것으로 보여 궁금증을 더한다.
무엇보다 ‘굿잡’은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후속작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채널 자체 시청률 1위 달성은 물론,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는 등 수목극 왕좌를 수성하고 있다. ‘굿잡’이 신생 채널의 인지도를 급상승시킨 전작의 바통을 잘 이어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들이 각각 받아들 성적표도 관심사지만, 잘 자란 소녀들이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주목받는 모양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소녀시대의 멤버이기도 하지만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보유한 배우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오랜만에 그룹 완전체 활동에 나선 시점에 안방에서도 맞붙게 돼 대중에게는 또 다른 재미로 여겨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러나저러나 이들의 구호대로 “지금은 소녀시대”인 셈이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