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이청용- 기성용 '쌍용, 인터뷰도 나란히'
[스포츠서울] 이청용(왼쪽,볼턴 원더러스, 영국)과 기성용(스완지 시티, 영국)이 2일 일산 엠블호텔 킨텍스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소집에 참석했다. 2014. 9. 2.고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슈틸리케호’ 1기가 드디어 발표됐다. 9월 A매치 명단을 기반으로 레프트백과 공격수 등 몇몇 부족한 포지션에 새 얼굴이 들어온 게 눈에 띈다.4년간 긴 항해를 준비하는 ‘슈틸리케호’가 한국 축구에 새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물론 언론과 팬도 그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그의 행보, 그를 둘러싼 환경을 보면 거스 히딩크 2002 한.일월드컵 감독과 닮은 점이 꽤 있다. 우선 우루과이전을 관중석에서 본 뒤 정식 감독으로 온 것도 그렇고, 외국인 수석코치를 하나 두면서 박건하.김봉수 코치를 유임, 2002년 정해성.김현태 코치처럼 연속성을 갖게 한 것도 닮았다. 그러면서 12년 전 박항서 코치처럼 프로 구단 지도 경험이 있는 신태용 코치가 가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2001년 홍콩 칼스버그컵처럼 이번 슈틸리케 감독 데뷔 2연전에 파라과이가 있다는 사소한 점도 빠질 수 없다. 물론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동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공통점일 것이다.

2002년과 다른 점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는 주력 포지션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10월 A매치 명단 22명의 숨은 특징으론 미드필더 10명이 모두 해외파로 구성됐다는 것을 꼽고 싶다. 기존 이근호와 한교원 이명주 등이 대표팀 미드필더에 남아있던 국내파였으나 이명주는 중동으로 진출했고, 이근호와 한교원은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면서 독일 잉글랜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뛰는 선수들 10명이 슈틸리케호 중원을 이루게 됐다. 한국 미드필더들 실력이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론 거품을 빼면서 구조조정기에 돌입한 K리그 현실이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던 2001~2002년과는 상당히 다른 환경인데, 당시엔 공격수와 수비수들이 나름대로 좋았던 반면 미드필더들이 부족했다. 오히려 나카타 히데도시, 나나미 히로시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 줄줄이 진출하면서 다양한 선수를 갖춘 일본대표팀 미드필더가 부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히딩크 감독도 박지성을 필두로 이을용 김남일 최태욱 등 중원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멀티플레이어로도 뛸 수 있는 미드필더들을 키워 취약 포지션을 메우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 결국 이들을 2002년 4강 동력으로 삼았다.

채워진 곳이 있으면 빈 곳도 있기 마련이다. 지금은 미드필더가 풍부해졌지만 12년이란 세월 동안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는 것이 대표팀 새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일월드컵 땐 노장 황선홍 김도훈, 신예 이동국 차두리, 해외파 안정환 설기현, 한창 물이 오른 상태의 최용수 등 걸출한 공격수들이 모두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나설 수 있었고 실제로 치열한 경쟁 끝에 이동국 김도훈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젠 180도 달라졌다. 이동국과 김승대 등 K리그 클래식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두 공격수가 슈틸리케호 1기 공격진 두 자리를 차지했으나 경쟁이란 측면을 고려했을 때 공격수 폭이 깊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1기 명단을 발표한 뒤 “페널티지역까지는 전개가 좋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부족하다”며 골결정력 향상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 때 자신의 축구를 “이기는 축구”로 정의했다. 축구 전술적으론 ‘화려한 미드필더를 잘 살리면서 골 결정력을 보완하는 축구’가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한국 축구를 최대한 존중해서 선발한 슈틸리케호 1기 명과 암이 그렇다.
체육2팀장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