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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부르크의 정우영은 27일 보훔전 후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뒤 포즈를 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 한지훈통신원

[스포츠서울 | 프라이부르크=한지훈통신원·김용일기자] “다음 경기에서 선발로 뛰는 게 목표죠.”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 공격수 정우영(23)은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유로파-파크 슈타디온에서 끝난 보훔과 2022~2023시즌 정규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 후반 교체로 들어가 20분여 뛰며 팀의 1-0 신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정우영은 “승점 3을 얻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탠 것 같다. 이렇게 조금씩 기회를 잡으면서 선발로 뛰고 싶다”며 힘겨운 주전 경쟁 상황에 입을 열었다.

지난 시즌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에서 프로 데뷔 이후 한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분데스리가에서만 32경기(23선발)를 뛰면서 5골2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직후 지난 6월 축구대표팀 A매치 4연전에도 모두 출전하며 1골 1도움을 기록,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였다. 쾌조의 오름세로 올 11월 카타르 월드컵 본선 엔트리 승선은 결코 꿈이 아니었다.

이전보다 큰 자신감을 품고 맞이한 새 시즌. 그러나 예상 밖으로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올여름 프라이부르크에 가세한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도안 리츠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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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 리츠.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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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프라이부르크 감독은 개막 이후 4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부상중인 중족골 골절 부상에서 회복 중인 루카스 횔러 대신 미하엘 그레고리치를 두고 2선에 빈첸초 그리포, 롤런드 셜러이, 도안을 변함없이 선발 카드로 내세웠다. 그리고 현재 3승1패(승점 9)로 순항 중이다. 그레고리치가 2골1도움을 기록했고, 그리포는 보훔전 결승골을 포함해 팀 내 최다인 3골을 집어넣었다. 도안도 아우크스부르크와 개막 라운드(4-0 승)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눈도장을 받았다. 정우영은 선발 기회 없이 4경기 중 3경기를 교체로 뛰었는데 모두 도안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마디로 도안의 백업 요원으로 밀려난 인상이 짙다. 도안은 지난 시즌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뛰며 8골(24경기)를 넣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라이부르크가 850만 유로(113억 원)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했다. 그는 정우영처럼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해 경쟁이 불가피하다. 정우영은 빠른 발과 더불어 활동폭이 넓고 전술 이해도가 좋다. 도안은 ‘일본의 마라도나’라고 불릴 정도로 드리블과 슛 정확도가 뛰어나다. 슈트라이히 감독은 해결사 기질이 있는 도안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있다.

보훔전에서 공격적 재능을 더 보이고 싶었던 정우영에겐 아쉬움이 남았다. 1-0으로 앞선 후반 종반 투입돼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그는 “20여분 밖에 남지 않았고 1-0으로 이기고 있었기에 감독께서 수비 가담을 많이 바랐다. 또 공을 받았을 때 오래 간수하고 패스하는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인 만큼 조급해하지 않는다. 게다가 프라이부르크는 올 시즌 유로파리그 무대를 밟는다. 정우영에게 여러 기회가 닿을 수 있다. 특히 프라이부르크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 낭트(프랑스)와 조별리그 G조에 묶였다. 올림피아코스엔 황인범, 황의조 두 국가대표 동료가 몸담고 있다. 정우영은 “나의 첫 유로파리그여서 기대가 된다. 그런 무대에서 코리언 더비를 치르게 됐다. 그날 모든 한국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으면 한다”며 유럽 무대 출전을 고대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