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매체제공용 사진 (제공_VAST엔터테인먼트)

현빈 매체제공용 사진 (제공_VAST엔터테인먼트)

이 훤칠한 미남이 북한 제복만 입으면 드라마도, 영화도 뜬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리정혁에 이어 영화 ‘공조2’에서 림철령으로 분한 배우 현빈의 이야기다. ‘공조2’는 지난 2017년 개봉해 관객 781만명을 동원한 영화 ‘공조’의 속편이다.

당시 날이 잔뜩 선 북한 검열원(형사) 림철령을 연기했던 현빈은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년간 결혼과 아내의 임신이라는 경사를 겪었던 배우 자신 만큼이나 극 중 림철령 역시 아픔을 이겨내고 중장으로 진급하며 연륜이 쌓였다는 게 현빈의 설명이다.

“전편에서는 가족을 잃은 철령의 복수심이 극의 주요 감정으로 작용했다. 이번에는 경험과 연륜이 쌓인 철령의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수사를 겪으며 경험을 쌓았다. 이미 진태(유해진 분)가족과 남한생활을 해본 것도 철령을 편안하게 보인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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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전편에서 까칠하고 독기 어렸던 철령은 한층 유연하고 부드러운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진태 딸에게 자신은 ‘조선소년단’ 출신이라고 한마디 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절로 터진다.

영화는 유해진, 임윤아 등 기존 출연진과 더불어 새로운 얼굴을 등장시키며 판을 키웠다. 새로운 악당 장명준(진선규 분)의 존재가 긴장감을 더했다면 새로운 공조 파트너 잭(다니엘 헤니)의 출연은 관객의 ‘안구복지’를 위한 일종의 선물이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이후 17년만의 재회다.

“17년만에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각자의 위치에서 커리어를 잘 쌓은 뒤 다시 만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축복이다. 이미 과거 호흡을 통해 친밀감이 형성돼 있어서 2005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현빈 매체제공용 사진 (제공_VAST엔터테인먼트)

현빈 매체제공용 사진 (제공_VAST엔터테인먼트)

전편의 ‘휴지액션’을 잇는 ‘짬뽕국물 파리채 액션’ 장면과 극 초반 뉴욕 카 체이싱 장면, 후반부 장명준과 싸우는 고공액션 장면 등은 벌써부터 입소문을 모으고 있다.

“고공액션신은 NG를 내면 안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지만 성취감이 있었다. 뉴욕장면은 춘천에서 촬영했는데 미술팀이 정말 고생했다. 6개월 이상 걸려 실제 도로를 만들고 아스팔트를 깔았다. 완성된 세트를 접한 뒤 규모와 디테일에 놀랐다. 파리채 액션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짬뽕 건더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강조했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아쉽다.”

‘사랑의 불시착’이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면서 기존 아시아 팬은 물론 북미지역에서도 현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혹여 그를 북한 사람으로 오인한 팬은 없었을까. 현빈은 “없을 것 같다. 있어서도 안된다”고 웃으며 “‘공조’시리즈가 아니라면 당분간 영화, 드라마에서 북한인 연기는 안 할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현빈 매체제공용 사진 (제공_VAST엔터테인먼트)

현빈 매체제공용 사진 (제공_VAST엔터테인먼트)

◇결혼이 준 여유? 시사회에서 노래 부르고, 손예진과 닮은 꼴 인정하기도

림철령이 아닌 현빈 자신도 예전보다 부드러워진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지난 달 30일 열린 관객 시사회에서 현빈은 015B의 ‘이젠 안녕’을 불러 화제를 모았다.

그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져나갔다. “노래 한곡 부르라”는 유해진의 제안에 이같이 화답한 것이다. 현빈은 “유해진 형이 시켜서 한건데 앞으로 또 부를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운좋은 어느 관객이 다시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공조2’는 배우 손예진과의 결혼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현빈은 “아내가 응원을 많이 해 준다”며 “아이가 생긴 것은 큰 축복이고 감사할 일이다.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이 연기나 작품에 영향을 미친 건 없다. 내가 특별히 달라진 것도 없다. 다만 아내가 응원을 많이 해준다. 아내와 눈웃음이 닮았다는 기사도 읽었다. 아무래도 같이 사니까 닮는게 아닐까 싶었다.”

‘공조2’는 이번 추석 연휴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영화다. 영화의 평이 좋은 만큼 1000만 관객 돌파도 너끈해 보인다. 아직 ‘1000만 영화’ 수식어를 갖지 못한 현빈으로서는 도전해볼만 하다.

“명절 때 단 한편만 개봉하는 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1000만 관객에 대한 기대보다는 전편을 관람한 분들이 2편도 만족하며 재미있게 보길 바랄 뿐이다.”

조은별기자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VAST엔터테인먼트,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