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객석 가득 채우고 개막<YONHAP NO-4135>

[스포츠서울 | 부산=조은별기자]“영화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인 극장으로 어떻게 관객을 불러들일지 고민해야 한다.”(세르주 투비아나 유니 프랑스 회장)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년만에 정상화를 선언했다. 거리두기와 띄어앉기 대신 수천 명의 인파가 다닥다닥 붙어 축제를 만끽했다. 지난 달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됨에 따라 관객들이 ‘NO마스크’로 행사를 즐길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기도 했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약 5000여 명의 관객들이 돌아온 영화제를 반겼다.

한지민, 이채영, 김규리, 김혜준 등 국내 스타들도 눈치보지 않고 레드카펫에서 다양한 멋과 개성을 뽐냈다. 하늘길이 열림에 따라 홍콩스타 양조위를 비롯, ‘태국의 원빈’으로 불리는 배우 마리오 마우러와 태국의 국민 여배우 나타폰 떼마락 등 다양한 해외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헌신했던 배우 고(故) 강수연의 추모로 시작했다. 이어 ‘모가디슈’·‘자산어보’의 방준석 음악감독, ‘헬프리스’·‘유레카’를 연출한 일본의 아오야마 신지 감독,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해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프랑스 거장 장뤼크 고다르 감독 등 올해 세상을 떠난 국내외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고 강수연 추모영상<YONHAP NO-4729>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고인들을 추모하면서 “투병 생활을 하는 저희의 수호천사이자 천하대장군이신 안성기 배우님의 쾌유를 바라고, (프랑스에서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윤정희 여사님 등 많은 분이 다시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과 마주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집행위원회가 영화제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개막식 무대에 오른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세르주 투비아나 유니프랑스 회장은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행사 덕분에 전 세계 위대한 영화들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됐다”면서도 “영화계는 다시 기쁨을 되찾았지만, 관객들은 쉽사리 극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영화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인 극장으로 관객들을 불러들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

양조위, 품격있는 인사<YONHAP NO-4533>

한편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양조위는 “영광스러운 상을 주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단히 감사하다”며 “이렇게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역시 감사하다. 올해도 성공적인 영화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5일 힘차게 포문을 연 BIFF는 14일까지 71개국 35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가, 폐막작은 일본 감독 이시카와 게이의 ‘한 남자’가 상영된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