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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LA 다저스 마지막 타자 프레디 프리먼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5-3 승리가 확정되자 김하성을 비롯한 파드리스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점프하며 환호하고 있다. 샌디에이고|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파드리스로서는 1998년 히팅머신 토니 그윈(작고) 시대 이후 24년만의 쾌거다.

지난 10년 동안 지구 라이벌 LA 다저스에 눌렸던 샌디에이고는 16일(한국 시간)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5-3 역전승으로 한을 풀었다. 올 정규시즌 SD는 5승14패로 절대 열세였다. 그러나 정규시즌 성적은 포스트시즌에서 무용지물이 됐다.

MLB 포스트시즌 사상 최대 이변은 1906년 116승을 거둔 시카고 컵스가 93승의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패한 월드시리즈다. 23승 차이다. 올해 LA 다저스는 111승,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89승으로 22승 격차로 역대 두 번째 이변이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월드시리즈 우승 장담도 일장춘몽이 되고 말았다. 다저스는 구단 창단이래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거둔 해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은 적이 없다. 기록은 또 한번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올해 구단 사상 최다 111승을 거뒀지만 플레이오프 1차 관문 디비전시리즈에서 좌절의 쓴 맛을 봤다. 다저스는 10차례 100승 이상을 작성했다.

이로써 올 내셔널리그는 정규시즌 111승의 LA 다저스, 101승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뉴욕 메츠 등 100승 이상을 작성한 3팀이 모두 탈락하는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쉰 5일 휴식이 최고 승률 다저스와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샌디에이고에 때아닌 가을 비로 31분 지연된 가운데 펫코파크에서 디비전시리즈 4차전이 속개됐다. 다저스는 3회 초 1사 후 톱타자 무키 베츠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2번 트레이 터너가 좌측 2루타로 2,3루 득점기회를 잡았다. 이어 프레디 프리먼이 샌디에이고가 고향인 선발 조 머스그로브로부터 2타점 우익선상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주자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19타수 무안타를 깬 적시타였다.

좌완 선발 타일러 앤더슨도 2,3차전을 이긴 SD 타선을 꽁꽁 묶었다. 5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86개로 효과적인 피칭을 한 선발 앤더슨을 빼고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깔끔하게 이어 던졌던 다저스 불펜이 아니었다. 6회 첫 등판한 크리스 마틴도 2안타를 내주고 불안하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게다가 다저스는 7회 초 선두타자 베츠부터 볼넷, 번트안타, 몸에 맞는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윌 스미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면서 SD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소 2점은 뽑았어야 했다. 정규시즌에는 다득점이 가능했던 이닝이었다.

결국 7회 말 두 번째 구원투수 토미 칸리는 선두타자 유릭슨 프로파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화를 불러 일으켰다. 미국 야구의 “선두타자 볼넷이 게임을 망친다(Leadoff hitter allowed base on balls kills the game.)”는 금언이 맞아 떨어졌다. 볼넷 후 올 포스트시즌 최대 히어로 트렌트 그리샴이 우중간 안타로 만든 1,3루에서 9번 오스틴 놀라의 적시 내야안타로 1점을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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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말 알렉스 베시아로부터 역전 2타점 결승타를 때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승리를 확신하는 몸짓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USA TODAY Sports연합뉴스

로버츠 감독은 칸리를 다시 우완 엔시 알몬테로 교체했다. 알몬테는 1,2루 상황에서 초구 번트모션을 취한 김하성에게 볼카운트 1-2에서 155km(96.3마일) 몸쪽 싱커를 구사했다가 좌익선상 2루타를 얻어 맞았다. 2-3으로 쫓긴 상황에서 또 다시 후안 소토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3-3 동점이 됐다.

이미 블로운세이브를 허용한 알몬테는 무사 2,3루에서 매니 마차도 삼진, 지명타자 브랜든 드루리를 1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발등의 불을 껐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로버츠는 좌타자 제이크 크로엔워스 때 좌완 알렉스 베시아 투입이 한 발 늦었다. 알몬테가 크로넨워스에 초구 볼을 던진 뒤 베시아가 투입됐다. 베시아는 볼카운트 2-2에서 한복판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역전 2타점 중전 결승타를 허용했다. SD는 7회 말에만 대거 5점으로 전세를 뒤집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분위기는 SD로 넘어갔고, 8회 셋업맨 로베르토 수아레스 1삼진 포함한 3자범퇴, 마무리 조시 헤이더는 다저스 최강의 상위3타자 베츠-터너-프리먼을 내리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경기를 5-3으로 매조지했다. 선발 머스그로브는 6이닝 6안타 3볼넷 8삼진 2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펫코파크에는 구장 개장이래 최다 45,139명이 입장해 프랜차이즈 팀의 24년 만의 NLCS 진출 경사를 함께 했다.

SD는 오프시즌 봅 멜빈 감독 영입, 마감시한 트레이드 때 데려온 후안 소토, 조시 벨, 브랜든 드루리, 마무리 조시 헤이더 등이 결과적으로 24년 만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밑거름이 됐다. 다저스는 2022시즌이 실패했고, SD는 성공한 월드시리즈 진출 여부를 떠나 성공한 시즌이 됐다.

SD는 19일 펫코파크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불러 7전4선승제 승부를 벌인다. 두 팀은 NL 포스트시즌 5번, 6번 시드의 언더독 팀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