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20세기 소녀’는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1999년의 기억 속 17세 소녀 나보라(김유정 분)가 절친 김연두(노윤서)의 첫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첫사랑 관찰 로맨스로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가 출연하며 방우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드디어 한국에도 설렘 가득한 첫사랑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세기 말 첫사랑 큐피드로 분한 1999년생 배우 김유정이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21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에서 1999년 17세 여고생 보라로 분해 아련하면서도 풋풋한 그때 그 시절 감성을 표현한다.

‘20세기 소녀’는 17세 소녀 보라가 심장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절친 연두의 첫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큐피드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로맨스물이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스크린 섹션에 초청받아 공식 상영됐다.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유정은 “감독님이 대본을 다 썼다고 들었는데 이 상황과 이야기들을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했다”며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당시 그 상황 속에서 보라를 겪어보고 싶었다”고 출연배경을 밝혔다.

김유정이 연기하는 나보라는 절친의 짝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방송반까지 들어가며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그는 보라에 대해 “의리가 넘치는 친구다.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챙길 줄 알고 무언가에 꽂히면 파고드는 끈기가 있다. 영화 속에서는 여러 가지 성장통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신예 노윤서가 보라에게 지령을 내리는 ‘금사빠’ 여고생 연두를 연기한다.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리즈로 얼굴을 알린 박정우가 연두의 첫사랑 현진으로, 변우석이 현진의 절친이자 보라와 방송반 동기인 풍운호로 분한다.

변우석은 “이런 작품이 나에게 온다는 것 자체에 놀랐다”라며 “내성적이고 직설적이지 않은 풍운호를 연기하기 위해 표현을 응축했다”고 했다. 박정우는 “현진은 한마디로 그 시절 킹카였다. 당시의 강동원이자 원빈급이다”라며 “제작사(용필름) 대표님이 그 시절 백현진처럼 살았다고 하셔서 대표님의 말투를 참고했다. 또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짱’의 최창민 선배님의 스타일도 녹였다”고 말했다.

네 배우 중 유일하게 오디션을 거친 노윤서는 이 작품이 첫 영화다. 그는 “연두는 내면이 단단하고 생각이 깊은 인물이다. 사랑이 많다”고 소개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는 연출을 맡은 방우리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방 감독은 “시작은 친구와 쓰던 교환일기장이었다. 결혼하고 육아에 시달리는 친구가 우연히 첫사랑 오빠를 보게되면서 단체 메시지방에서 학창시절 이야기를 하다 오래 묵힌 교환일기장을 발견했다. 그 안에 80%가 좋아하는 남학생 이야기다. 내가 친구가 좋아하던 남학생을 관찰한 이야기도 있더라. 그 시절이니 할 수 있고 용인되는 흑역사였지만 첫사랑 이야기로 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12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90년대를 ‘레트로’로 소환한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90년대 레트로 감성은 MZ세대에게 유효한 코드다. 김유정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내게는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며 “세련되고 좋은 것들도 많지만 이전 시대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세대라 그런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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