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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이 20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5회말 오스틴 놀라의 우중간 안타 때 홈으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EPA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그런 형이 아닌데….”

키움 이정후(24)가 절친인 김하성(27·샌디에이고)이 얼마나 큰 중압감을 받고 있는지 알려줬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을 앞두고 김하성에게서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를 치르고 있는 김하성이 이정후와 키움 선수들을 위해 커피차를 선물했다. 경기전 훈련 탓에 뒤늦게 커피 맛을 봤지만, 빅리그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배가 자신들을 위해 선물한 것만으로도 가장 맛있는 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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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보낸 커피차. 수원 | 황혜정기자.

“(김)하성이 형이 우리 경기를 매일 챙겨본다”고 밝힌 이정후는 “그런 형이 아닌데, 경기 전에 밥을 못먹을 정도로 부담감이 크다고 한다. KBO리그 포스트시즌과 차원이 다른 분위기라더라”며 웃었다. ‘하성이 형’의 응원을 받은 키움은 이날 준PO 3차전을 9-2로 완승하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후배들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로 입지를 굳힌 김하성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매일 역사를 쓰고 있다. 20일(한국시간) 펫코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NLCS 2차전에서 5회말 좌전안타로 물꼬를 터 빅이닝의 시작을 알렸다. 오스틴 놀라의 우중간 안타 때 히트 앤드 런 작전을 완벽히 수행해 득점했고, 유릭슨 프로파와 후안 소토의 적시타가 잇달아 터져 동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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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이 20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5회말 오스틴 놀라의 우중간 안타 때 홈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USA투데이 연합뉴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브랜던 드루리의 2타점 역전 적시타와 조시 벨의 우전 적시타로 5회에만 7점을 뽑아냈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의 주력이 팀 동료들의 집중력을 끌어온 셈이다.

김하성은 타율은 0.188에 불과하지만, 포스트시즌 아홉 경기에서 안타 6개와 볼넷 다섯 개를 얻어 8차례 득점했다. 샌디에이고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8득점한 것은 김하성이 최초다. 사력을 다한 주루플레이와 메이저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완벽한 수비는 김하성을 ‘가을의 사나이’로 격상했다. 빅리그 풀타임을 소화한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맹위를 떨치는 것은 보통 체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모든 체력과 정신력을 짜내 가을잔치를 만끽하고 있으니, 밥을 넘길 수 없는 게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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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오른쪽)이 20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5회말 오스틴 놀라의 우중간 안타 때 득점한 뒤 후안 소토의 환영을 받고 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USA투데이 연합뉴스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존재감을 뽐낸 김하성은 22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로 무대를 옮겨 NLCS 3차전에 나선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