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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코리안 타이거’의 포효에 상대는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발톱을 드러내기도 전에 말이다.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26·쎈짐)이 23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린 ‘로드 투 UFC(ROAD TO UFC)’ 페더급 준결승전에서 뤼카이(28·중국)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정영과 뤼카이의 대결은 대회 마지막 경기인 에피소드 6의 메인 이벤트를 장식했다. 자신이 메인 이벤트를 맡은 것에 대해 이정영은 “UFC 측에서 로드 투 UFC에 나온 선수들 중에 제가 가장 스타성이 있고, 미래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영은 전 로드 FC 페더급 챔피언이다. 그것도 만 22세 최연소 챔피언이다. 지난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정영은 상대 뤼카이를 “동물로 치면 양 정도다.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평했다.
‘호랑이의 먹잇감’. 충분히 납득 가능한 말이다. 이정영은 로드 투 UFC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의 실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도가인 뤼카이를 상대로 “유도식 기술이 위협적인 부분이 없어서 특별히 경계하고 준비한 것은 없다. 압박으로 뤼카이를 궁지로 몬 다음에 타격으로 끝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22일 계체 후 대면에서 이정영은 뤼카이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뤼카이가 눈싸움 도중 알통 포즈를 취할 때 팔꿈치로 이정영을 건드리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졌다. 다행히 재빠른 중재로 인해 신체 접촉은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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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되자 이정영은 ‘호랑이’로서 ‘양’을 잡는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정영은 뤼카이를 오른손 카운터로 제압했다. 1라운드 42초 만에 TKO 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영은 “로드 투 UFC는 내가 있을 무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이정영은 결승에서 중국의 이자와 맞붙게 됐다. 이자는 전 ‘슈토’ 페더급 챔피언 사스 케이스케(일본)와 ‘코리안 좀비’ 정찬성 제자 홍준영(31·코리안좀비MMA)을 꺾은 마츠시마 코요미(일본)를 꺾고 올라왔다. 이자는 케이지 위로 올라와 이정영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정영을 밀치며 도발했다.
‘로드 투 UFC’는 아시아의 정상급 유망주들이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와 계약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승자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남성부 4개 체급(플라이급, 밴텀급, 페더급, 라이트급)에서 각각 8명의 선수들로 시작했다.
우승자들에게 UFC 직행 티켓이 걸려 있는 만큼 참가자들은 “반드시 이기고 올라가겠다”라는 결의를 불태우고 있다.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의 도전은 계속된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