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이렇게 사고뭉치로 전락하는 것인가.
기회는 끊임없이 줬다. 2012년 입단 당시 큰 기대를 받은 만큼 1년차부터 꾸준히 1군 무대에 섰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잠재력을 인정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프랜차이즈 스타라며 주장 완장까지 달았다. 그렇게 프로 11년차가 됐는데 딱히 기억에 남는 강렬한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수비 범위가 넓고 내야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는 한데 공수겸장으로 불리기는 애매하다. 규정타석 3할 시즌이 없고 OPS(출루율+장타율) 0.800을 넘긴 시즌도 전무하다.
더 큰 문제는 멘탈이다. 이미 구단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난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올해에도 똑같이 자신의 장비를 집어던지다가 헬멧에 수석 코치가 맞는 사고도 발생했다. 왜 제대로 볼카운트 승부를 못하고 허무하게 물러나는지, 늘 문제인 볼넷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많은 삼진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제는 모두가 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9일 새벽 5시50분경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 농도 0.078%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라 이듬해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 확정이다. 추가 징계 가능성도 있다. KBO 관계자는 “경위서를 요청했다. 경위서 내용에 따라 상벌위원회도 열릴 수 있다. 경위서에서 또다른 사실이 발견되면 상벌위원회를 통해 추가 징계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모든 것은 한화 캡틴이자 주전 유격수 하주석(28)에 대한 얘기다.
구단은 적신호가 켜졌다. 구단 또한 하주석을 두고 징계를 내릴 수 있다. 더불어 당장 이탈에 대비해야 한다. 올시즌 하주석은 유격수로서 수비에서 899이닝을 소화했다. 박정현이 246.1이닝, 이도윤이 114이닝으로 하주석과 차이가 크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유격수를 중심으로 수비 시프트 변화를 크게 둔다. 하주석이 곧 한화 수비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이대로라면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희망을 품고 2023시즌을 구상하는 마무리 훈련 시기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코칭스태프는 마무리 훈련에서, 프런트는 FA 시장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팀 핵심 선수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