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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국 축구에 ‘16강 골’을 선사한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턴)은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기까지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다.
최대 고비는 2년 전인 2020년 11월 축구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원정 2연전(멕시코·카타르전) 때다. 당시 그는 카타르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활약했으나 대표팀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휘말렸다. 황희찬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다른 동료, 스태프보다 증상이 심각했다.
황희찬의 친누나인 황희정(28) 비더에이치씨 대표는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동생이 당시 폐에 물이 찰 정도로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하늘길도 막힌 터라 가족이 현지로 이동해 도움을 주는 것도 여의찮았다. 황 대표는 “동생이 부모님과 통화할 땐 ‘괜찮다’고 했는데, 내겐 ‘안 괜찮아~’라고 솔직히 말하더라. 살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거 같다”며 “코로나 상황으로 도움을 주러 가기가 어려웠다. 독일 대사관, 경찰청 다 연락해서 방법을 찾았다. 결국 2주 이후 들어갔는데 다행히 (폐 부위) 처치를 받아서 나아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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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코로나 후유증은 짙었다. 폐에 물이 차면 심폐 기능이 떨어지는 등 신체 밸런스가 깨질 수밖에 없다. 유럽 데뷔 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성공한 뒤 당시 독일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빅리그에 도전 중이던 황희찬에겐 청천벽력과 같았다. 결국 두 달여 공백기를 보냈다. 이후 팀 훈련에 복귀해 실전 경기도 치렀으나 이전처럼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고 컵대회에서만 3골을 넣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그때 불굴의 의지로 일어섰다. 운동량을 더 늘리고 조미료가 가미된 식사는 절대 하지 않는 등 지속해서 혹독하게 자기 관리에 임했다. 체질량 지수를 8%까지 떨어뜨렸다. 그야말로 ‘근육맨’으로 거듭난 황희찬인 심신을 다지면서 더욱더 성숙해졌다. 때마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턴에 임대 이적하며 새 도전에 나섰다. 강한 동기부여를 품은 꿈꾸던 EPL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는 등 초반 맹활약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또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턴으로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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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악몽을 이겨낸 황희찬의 강인한 정신력은 EPL 2년 차인 2022~2023시즌에도 오뚝이 정신으로 이어졌다. 브루노 라즈 감독 체제에서 ‘포르투갈세’에 밀려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은 그는 월드컵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애를 먹었으나 실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싸움을 벌였다. 결국 월드컵을 앞두고 사령탑이 교체된 가운데 그는 다시 주전 요원으로 복귀했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합류해 허벅지 부상으로 조별리그 1,2차전을 뛰지 못했으나, 조급함을 버린 과정도 닮아 있었다. 그는 주어진 시간에 제 구실하겠다는 의지로 치료에 전념했다. 마침내 16강 명운이 걸린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 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돼 추가 시간 손흥민의 패스를 결승골로 연결하는 저력을 뽐냈다.
황희찬이 자신의 애칭인 ‘황소’처럼 더욱더 강인해지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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