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코리안 몬스터’가 성공적인 재활을 위해 예년보다 빨리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저스틴 벌랜더(39·뉴욕 메츠)와 제이콥 디그롬(34·텍사스)이 소환되고 있다. 30대 이후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하고도 구속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한 류현진(36·토론토)은 6개월간 착실히 재활했다. 지난달 귀국 후에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제외하고는 트레이닝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러닝머신에서 남다른 훈련량을 뽐내는 등 수술 이전보다 탄탄한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가벼운 캐치볼을 할 수 있을만큼 상태가 호전돼, 야외 훈련을 할 수 있는 미국으로 오는 29일 떠난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이 마운드로 돌아오기까지 12~13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하다.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휴식기가 끝나면 실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어디까지나 재활시즌이어서, 이닝과 투구수, 등판간격 조절로 던지는 근력과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구속보다는 손끝 감각 회복이 우선과제다. 류현진은 KBO리그에 있을 때도 최고구속이 94마일(약 151㎞)에 불과했다. 신인 시절인 2006년에는 94~95마일짜리 공을 던지는 ‘제구되는 왼손 선발 투수’는 세계적으로도 희소가치가 높았다. 하지만 현대 야구는 선발투수도 100마일(약 161㎞)을 던지는 시대여서, 구속은 더이상 매력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92마일(약 148㎞) 언저리의 공으로도 타자를 돌려세우는 모습이 MLB 팬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류현진이 MLB에서 성공한 요인도 이 점이다. 컨트롤 아티스트라는 찬사를 받을만큼 완벽한 제구는 류현진의 전매특허였다. 면도날 제구로 속구를 꽂아 넣은 뒤 같은 코스로 날아들다 떨어지거나 휘는 변화구를 던지니 MLB 타자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1년가량 손에서 공을 놓았고, 마운드 복귀 단계에서는 타자의 반응을 살필 기회가 많지 않아 감각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기적처럼 시속 95마일짜리 강속구를 뿌릴 수 있게 되더라도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공 반 개 차로 공략하는 ‘몬스터 센스’없이는 명성을 회복하기 어렵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구 감각을 완벽히 회복하는 것이 강한 공을 뿌리는 것보다 중요하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