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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명예회복을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이르면 4일 확정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기술위원회를 개최하고, 3월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엔트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3일 “중심이 될 만한 선수는 어느 정도 추린 상태”라면서 “최종엔트리를 바로 발표할지 여부를 기술위원과 상의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KBO는 당초 예비엔트리를 35명 규모로 발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이미 훈련을 시작했거나 곧 시작할 예정이어서 최정예 멤버를 일찌감치 확정하는 쪽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쪽에서는 “이미 전력분석을 시작한 상황에 경쟁국보다 일찍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기술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격론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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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현수 애드먼(세인트루이스) 최지만(피츠버그) 등 메이저리거가 대회 참가를 확정할 수 있느냐는 점도 변수로 떠올랐다. 최지만은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첫 시즌이고, 김하성은 트레이드 가능성이 생겼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되면, 주전 경쟁으로 내몰릴 수도 있어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 해외파가 WBC에 확실히 참가한다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최종엔트리 구성을 유보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대표팀 세대교체 여부다. 50인 예비명단에 정철원(두산) 문동주(한화) 김윤식(LG) 이의리(KIA) 등 젊은 투수가 여럿 포함됐다. 이들 중 몇 명에게 WBC 무대를 밟을 기회를 줄 것인지도 기술위와 WBC 코치진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구속이 빠르다는 이유로 덜컥 선발했다가, 제구 난조 등으로 성과없이 제한 투구 수에 도달하면 마운드 운영이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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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KT) 감독은 “제한 투구 수가 있어서 마운드 운용을 짧게 끊어서 해야 할 것 같다. 계산되는 투수로 구성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들쑥날쑥한 투수를 WBC에서 볼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 대회 특성상 1군 무대에서 검증된 투수여야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최정예인 WBC 대표팀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인식을 심어 동기부여하려는 목적도 담긴 선발 원칙인 것으로 보인다.
최종엔트리 발표를 고민하는 마지막 이유는 상대국 때문이다. 1라운드에서 맞붙을 일본, 호주 등과 2라운드 맞대결 예상국인 쿠바, 대만 등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을 포함한 중남미 국가도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지 않았는데, 굳이 한국이 먼저 패를 깔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의외의 1인’으로 전력이 크게 갈릴 수 있는 단기전 특성상 마지막까지 연막작전을 전개하는 것도 전략의 일부라는 의견도 코치진 내에서 나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