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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마요르카=정윤택통신원·김용일기자] “모두 루머일 뿐, 이강인은 우리 목표에 절대적인 선수.”
스페인 라 리가 마요르카의 알폰소 디아즈 CEO가 핵심 미드필더인 ‘골든보이’ 이강인(22)을 둘러싼 ‘겨울 이적설’에 선을 그었다. 그는 10일(한국시간)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스포츠서울과 단독으로 만나 ‘이강인 이적 불가 방침’을 내세웠다. 스페인 언론에서 언급한 ‘이강인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1700만 유로(228억 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그가 잔여 시즌 마요르카에 남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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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을 잇는 한국 축구 대들보 중 하나로 성장한 이강인은 한국의 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고 골든볼을 수상한 지난 2019년 라 리가 발렌시아를 통해 프로 1군에 데뷔했다. 그러나 기회를 꾸준히 잡지 못해 지난시즌 마요르카에 둥지를 틀었는데, 커리어 한 시즌 최다인 리그 30경기(1골 2도움)를 뛰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시즌엔 팀의 간판급 선수로 거듭났다. 왼발을 활용한 특유의 창의적인 공수 조율은 물론, 수비력까지 업그레이드해 팀이 치른 리그 전경기(16경기)에 출전했다. 10일 현재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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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가치가 더 커진 건 카타르 월드컵 덕분이다.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조규성의 헤더 만회골을 돕는 ‘택배 크로스’를 포함해 한국이 치른 네 경기에서 ‘게임체인저’ 구실을 했다.
월드컵 직후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유럽 구단 4개 팀이 이강인을 노린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과 애스턴 빌라, 챔피언십(2부) 번리,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소속 폐예노르트 등 팀명도 구체적으로 나왔다. 실제 EPL 클럽은 지난해 11월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마요르카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이강인을 관찰하려고 스카우트를 파견한 적이 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와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다. 그러나 마르카를 비롯한 유럽 언론은 뉴캐슬처럼 재정 능력을 지닌 구단이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지급할 수 있으며, 마요르카가 붙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디아즈 CEO는 ‘그저 루머’로 치부했다. 그는 “이강인은 우리의 핵심 선수이고, 본인도 잘 알고 있다. 목표인 (1부)잔류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다. 그 역시 이곳에서 행복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 지금은 구단, 선수 모두 행복하다”며 바이아웃 여부와 관계없이 팀에 남을 것으로 확신했다.
이강인과 마요르카는 실제 ‘윈-윈 구도’다. 라 리가 생존 경쟁에 어려움을 겪은 이강인은 마요르카에 온 뒤 커리어 전환점을 맞았다. 현지에서도 발렌시아가 그를 보낸 것을 두고 ‘잘못된 선택’이라는 말이 나온다. 반면 이강인을 영입한 디아즈 CEO와 마요르카 구단은 커다란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 그의 시장 가치가 커졌을 뿐 아니라 월드컵 출전으로 2억원의 보상금도 챙겼다.
디아즈 CEO는 “이강인은 월드컵에서 한국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가 뛰었을 때 분명히 차이를 입증했다고 본다”며 “아직 어린 선수인 것을 고려하면 월드컵과 세계 최고 리그 중 하나인 라 리가에서 맹활약하는 건 특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몇 달 동안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훌륭한 경기력과 정신력으로 팀 리더로 거듭나는 것을 모두가 목격했다. 월드컵 경험을 더해 인간으로, 프로 선수로 더 진화할 것”이라고 덕담했다.
디아즈 CEO가 국내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이강인 지키기’ 발언을 한 가운데 겨울 이적시장 판도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