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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금새록. 제공 | 하이지음스튜디오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배우 금새록을 아직도 ‘열혈사제’의 걸크러시한 강력팀 형사 서승아로 기억한다면 그 모습은 이제 지워도 좋다. 금새록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에서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사랑만은 쟁취하지 못한 ‘금수저’ 은행원 미경으로 분해 탄탄하고 섬세한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그가 연기한 미경은 당당한 여자다. 천편일률적인 은행유니폼을 입은 직원들 사이에서 다채로운 색상의 스카프로 자신의 개성을 살렸다. 대리 직급이지만 외제차로 출근하고 지점장이 부재중인 틈을 타 지점장 전용 주차장에 자신의 차를 주차하는 대담함과 발칙한 면모도 갖고 있다.

이런 당당함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미경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남들 눈에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미경도 사랑 앞에서는 무너진다. 설상가상 자신의 힘으로 입사한 줄 알았던 은행에 아버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드라마 16부 내내 대학선배이자 은행 동료 상수(유연석 분)에게 집착한다.

“나도 미경이 왜 이렇게까지 상수를 사랑하는지 궁금했는데 ‘1%면 돼, 나머진 내가 다 채울게’라는 대사에 힌트가 있었다. 그 대사가 내가 미경에게 다가가는 힘이 됐고 끝까지 상수 선배를 좋아하는 이유가 됐다. 미경은 상대에게 어떤 마음을 받는 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진심이 닿으면 자신과 함께 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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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한장면. 제공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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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한장면. 제공 | JTBC

미경의 대담함은 이뿐만 아니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연적이라 할 수 있는 수영(문가영 분)과 스스럼없이 친해진다. 사랑하는 이가 마음에 품은 여성과 친구가 되기를 원하는 여자 캐릭터라니. 한국 드라마 역사상 전무후무한 캐릭터의 탄생이다.

“수영과 어떤 관계인지 깊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경은 과거 교제했던 경필도, 상수도 진심으로 사랑했다. 수영도 좋아하고 가까워지고 싶었고, 때로 질투하기도 했다. 그 모든 관계가 미경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았던 것 같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금새록의 마음에는 여전히 미경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극중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로 서슴지 않고 미경을 꼽은 게 좋은 예다. 유연석, 문가영, 정가람, 문태유 등 여타 출연진들이 “극중 모든 캐릭터에 조금씩 내 모습이 담겼다”고 입을 모은 것과는 딴판이다.

“미경의 대사 중 ‘마음에 들면 엑셀부터 밟아라’는 대사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나 다가가고 싶은 사람에게 머뭇대지 말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라는 의미다. 그런 솔직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나와 닮았다.”

‘금수저’ 미경 연기를 위해 금새록 자신도 피나는 노력을 했다. 몸무게를 6㎏ 가량 감량해 슬림함을 강조했다. 미경의 당당한 면모를 표현하고자 힐이 높은 구두를 신기도 했다. 다만 미경의 시그니처 패션 아이템인 스카프는 대본에 적혀 있었다고 한다.

금새록은 “미경의 첫 등장신에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때 스카프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스카프가 미경이 부유한 집안 딸이라는 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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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금새록. 제공 | 하이지음스튜디오

금새록의 2022년 하반기에는 미경이 전부였다. 그는 “미경을 연기하며 무척 행복했다.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연기에 대한 갈증, 욕심, 기쁨이 생긴 소중한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다보니 상수와 수영의 키스신 장면을 보며 서운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금새록은 “너무 아름답고 멋있지만 미경으로서는 서운하다. 종방연 때 만난 유연석 선배에게 ‘멜로장인’이라고 ‘엄지척’ 해줬다”며 웃었다.

‘사랑의 이해’를 마친 금새록은 차기작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그는 “항상 대본을 고를 때 좋은 이야기면 하고 싶다고 했다. ‘사랑의 이해’를 해보니 연기에 대한 내 고민이 행복하게 느껴졌다”며 “그만큼 두렵지만 용기가 생겼다. 차기작에서는 함께 사랑을 주고받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