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수명현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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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수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3’ 메인 이벤트 무제한급 킥복싱 매치에서 ‘입식 최강자’ 명현만을 꺾었다. 사진 | 로드FC

[스포츠서울 | 고양=김태형기자] ‘억대’ 파이트머니가 걸린 싸움이 펼쳐졌다. 황인수는 18.2㎏이라는 체급 차이마저도 극복하며 ‘전설’을 새로 썼다.

‘로드FC 미들급 챔피언’ 황인수(29·FREE)가 ‘입식 최강자’ 명현만(38·명현만멀티짐)을 상대로 킥복싱 룰로 승리를 거뒀다.

황인수와 명현만은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3’ 메인 이벤트 무제한급 킥복싱 매치를 펼쳤다.

명현만에게는 6년 만의 로드FC 무대였다. 황인수가 MMA가 아닌 명현만의 주전장인 킥복싱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입식 최강’ 타이틀을 가리게 됐다.

명현만은 이번 킥복싱 매치를 위해 태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일부러 피부를 그을렸다고 한다. K-1 무대 활약, 미르코 크로캅과의 경기 등을 거친 ‘대한민국 입식 최강자’이지만, 그는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황인수는 “도전이 무모하다”라는 팬들의 반응에 “남들이 안 된다는 걸 증명하는 게 가치 있는 삶이라 생각한다. 이번에도 증명해낼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체급 차이에 굴하지 않고 실력으로 증명할 것을 다짐했다.

황인수와 명현만은 오랜 기간 SNS 설전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둘은 체급이 서로 다름에도 대결이 성사됐다.

2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 서울에서 열린 계체량 행사 결과 명현만은 117.2㎏, 황인수는 99㎏으로 통과했다. 18.2㎏이라는 엄청난 체중 차이다.

명현만은 “체급 차이도 있는 만큼 내가 이길 확률이 75%는 된다. 내가 데미지를 입을 수도 있지만 체급과 경험으로 2라운드 안에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인수는 “언더독 입장인 게 편하고 동기부여가 된다. 생각하는 것처럼 절대 쉽지 않고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언더독의 업셋을 보여주겠다”라고 외쳤다.

이번 대결을 앞두고 양측은 서로 요구한 조건을 조율했다. 4분 3라운드 룰이 적용되며 상대를 잡았을 때 니킥은 한 번만 허용된다. 팔꿈치 공격은 허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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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현만과 황인수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3’ 메인 이벤트 무제한급 킥복싱 매치에서 펀치와 킥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 | 로드FC

경기가 시작되고 명현만과 황인수는 킥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황인수는 체급 차이에도 밀리지 않고 명현만에 맞섰다. 명현만은 황인수의 저돌적인 공격에 가드를 올렸다. 황인수가 가드를 뚫는 펀치를 성공할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그때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나왔다. 1라운드 종료 직전 황인수의 정타를 맞은 거구 명현만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심판의 카운트에 명현만은 일어섰다.

2라운드에서 명현만은 강력한 타격으로 황인수를 압박했다.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마음이 급해진 명현만은 평소 잘 하지 않는 로블로 반칙을 범했다. 베테랑 파이터도 실수가 나올 정도로 황인수의 공격은 빠르고 정확했다.

황인수는 더 적극적으로 명현만을 몰아붙였다. 3라운드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명현만의 부은 얼굴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잠시 닥터 스톱이 이어졌다. 경기를 재개할 수 있을까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결과는 명현만의 부상으로 인한 황인수의 3라운드 48초 TKO 승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황인수는 “경기를 수락한 명현만에게 감사를 전한다”라며 “대한민국에서 입식으로 가장 강한 명현만을 타격으로 이겼다”라고 기쁨을 전했다.

한편, 지난 22일 로드FC 정문홍 회장은 유튜브 채널 ‘가오형 라이프’를 통해 명현만과 황인수 파이트머니가 약 6천~1억 원으로 측정된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큰 스폰서들이 오면 대회사에는 광고비가 비싸니까 공유하는 거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파이트머니가 ‘한 1억 이상씩은 나오겠다’라고 봤다. 명현만도 앞으로 후배들에게 이런 길을 열어준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김태인이 다음 상대로 명현만을 지목해 화제를 모았다. 최고라 자부하는 두 파이터의 격돌은 성사될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로써 황인수는 체급 차이도 극복한 ‘입식 최강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어찌 보면 ‘억대’ 파이트머니보다 엄청난 명성을 손에 넣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