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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마요르카=정윤택통신원·김용일기자] “근거 없는 억측은 이강인 더 힘들게 해.”
알폰소 디아즈 마요르카 구단 CEO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 기간 불거진 ‘이강인의 구단 SNS 언팔(팔로우 취소)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사무국이 있는 홈구장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스포츠서울과 단독으로 만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강인이 나쁜 의도로 한 건 아닐 것이다. 나를 포함해 우리 구단 전체가 그를 잘 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 기간 스페인 라 리가 뿐 아니라 타 리그 주요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마르카’지 등 현지 언론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등이 이강인을 영입 표적으로 뒀다. 디아즈 CEO는 지난달 초 본지와 만나 “모두 루머일 뿐”이라며 “이강인은 우리 팀 최소 목표(1부 잔류)를 위해 절대적인 선수”라면서 사실상 ‘이적 불가 선언’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의지는 그대로 반영됐다. 마요르카 구단은 이강인 영입전에 나선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도 애초 국내엔 1700만 유로(228억 원)로 알려졌는데,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과 구단 고위 관계자는 3000만 유로(417억 원)라고 언급했다. 디아즈 CEO는 이강인의 바이아웃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는데, 결과적으로 이 금액을 단번에 충족시킬 구단이 아닌 이상 이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 이강인은 마요르카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취소해 눈길을 끌었다. 현지에서는 그가 겨울 이적시장에 자신에게 온 영입 제안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구단에 불만을 품은 행동으로 해석했다. 충분히 수긍 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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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강인은 마요르카 구단과 대화를 거쳐 2022~2023시즌 잔류를 결정했다. 프로답게 제 경기력을 이어갔다. 지난 19일 비야레알과 22라운드 홈 경기(4-2 승)에서는 시즌 4호 도움이자, 4개월 만에 공격 포인트를 수확했다.
디아즈 CEO는 “(SNS 언팔은) 선수 의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근거 없는 억측은 선수를 더 힘들게 한다”며 이강인이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보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이강인은 현재 마요르카 선수라는 것이다. 구단과 팬은 그를 정말 사랑한다. 남은 시즌이 매우 중요한데, 좋은 성적으로 끝내려면 이강인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강인은 훌륭한 선수이기 전에 훌륭한 사람이다. 경기 때마다 팀을 위해 헌신하고 훈련도 열심히 한다. 마요르카를 찾는 한국 팬도 행복한 그의 얼굴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이적시장을 통해 구단과 이강인의 갈등이 커졌으리라는 견해에 반박했다.
마요르카는 올겨울 이강인을 붙잡은 대신 여름 이적시장엔 좀 더 개방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구단과 계약이 2025년 6월까지다.
지난 2019년 발렌시아를 통해 프로 1군에 데뷔한 이강인은 꾸준히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지난시즌 마요르카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커리어 한 시즌 최다인 리그 30경기(1골 2도움)를 뛰며 전환점을 맞았다. 올 시즌엔 간판급 선수로 거듭났고,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맹활약하면서 가치가 치솟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