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하이파이브 나누는 일본 쿠리야마 감독 [포토]
WBC 일본 대표팀 쿠리야마 감독이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 출전하며 식전행사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선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쿄(일본)=황혜정기자] 변명의 여지 없는 완패였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10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WBC 1라운드 경기에서 4-13으로 완패했다.

일본 대표팀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나하나 막아가며 이겼다”면서도 “반성해야할 부분은 반성하겠다”고 했다.

쿠리야마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해 3실점한 다르빗슈 유에 대해 “좋은 투수가 정말 그렇게 실점하는 경우가 있다. 원하는 곳에 공은 잘 던졌다”고 평했다.

이날 공수 맹활약한 메이저리거 라스 눗바에 대해서도 “눗바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 플레이가 일본 팬들에게 많은 분들에게 큰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제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팬 여러분, 보시는 분이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일본은 11일 도쿄돔에서 체코와 1라운드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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눗바의 슈퍼캐치, 김하성의 안타를 순삭[포토]
일본 중견수 눗바가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5회초 무사 1루 김하성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이하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 일문일답.-오늘 13점을 뽑았다.

점수 차를 마지막엔 크게 벌인 것처럼 보였는데, 어느 쪽으로 (승리가)굴러갈 수 있는 경기였다. 하나하나 막아가면서 이겼다.

-일본의 승리 요인은?

여러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야구 경기의 어려움을 경기하면서 계속 느꼈다. 선수들이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열심히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이기긴 했어도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

-오늘 공격 면에선 어떤 점이 좋았고 개선해야할 부분은?

원리 원칙으로서 어려운 부분이긴 한데 역시 타점을 올리고 싶은만큼 하기 어려운 게 야구다. 쳐야 하는 공을 치고, 치지 말아야할 공을 판단하는 게 어렵다. 타자들이 잘 고르려고 노력해서 좋은 장면이 나왔다. 열심히 하겠다는 게 선수들에게 잘 전달이 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낸 거 같다.

-다섯 명의 투수가 던졌는데 어떻게 봤나.

정말 모두가 각각 자신의 특징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오늘 4실점 하긴 했지만 일본의 특징인 투수로 우승한다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투수들이 자신의 강점을 중반부터 잘 살렸다.

-내일 체코와 경기 선발 정해졌나?

사사키 로키다. 그의 상태가 좋아보여서 잘 던질 거라 생각한다.

-3회 말 무사 1,2루에서 눗바의 번트 모션 이후 치라는 사인 준건가?

그건 비밀이다.

일본에 4-13으로 패한 대한민국 야구, 자축하는 일본[포토]
WBC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패한후 힘겨운 발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반면 2연승의 일본은 자축하며 대조적인 분위기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오늘 경기 흐름 중 눗바의 공수 활약이 컸다. 눗바가 팀에 주는 기운은?

그건 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보시면 다 느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그걸 느끼면서 경기하고 있다. 눗바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 플레이가 일본 팬들에게 많은 분들에게 큰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제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팬 여러분, 보시는 분이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훌륭한 선수다.

-접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이마나가 쇼타가 나왔다.

이 대회 시작하기 전부터 두 번째 투수를 고민했다. 선발이 자기 페이스가 아닐 때 올라가는 상황이고, 전혀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흐름을 만드는 걸 익숙한 투수가 있다. 오늘 선제점을 줘서 정말 어려웠다. (선발 다음 투수가)더 압박감을 느끼면서 올라가야 했다. 그런 부분을 생각했고, 작년 가을부터 이마나가에 대한 신뢰가 컸다. 가장 좋은 투수가 그 타이밍에 던졌고 결과가 나왔다. 잘 던져줬다.

-동료들이 다르빗슈를 이기게 하고 싶어했는데. 3실점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좋은 투수가 정말 그렇게 실점하는 경우가 있다. 원하는 곳에 공은 잘 던졌다. 반대로 말하면 그런 다르빗슈조차도 점수를 잃을 수가 있다는 걸 젊은 선수들이 더 느꼈을 것 같다. 볼 배합을 하면서 어려운 부분을 느끼고, 점수를 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구나란 생각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다르빗슈의 이름이 있는 스코어보드를 봤을 때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의미에선 하나의 꿈이기도 했다. 여러번 얘기했지만 감독 이 꿈을 이루는 자리는 아니지만, 팬도, 선수도 이런 경기 시작을 다르빗슈와 함께한 건 다행이고, 다르빗슈에게 감사하다.

2루타 자축하는 오타니[포토]
일본 3번타자 오타니가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5회말 2루타로 출루한 후 자축하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점수를 잃은 뒤 바로 따라붙었다. 밸런스가 좋았는데.

그렇다. 그렇게 보였다면 기쁘다. 특히 오늘은 한국이 상대고, 정말 강한 팀이란 걸 다 안다. 정말 필사적으로 이기려고 했다. 운이 좋아서 이기게 됐다. 좋은 형태로 바로 따라붙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제는 안타가 없었지만 5번 요시다가 오늘 점수가 필요할 때 좋았다.

가운데를 연결하는 선수들이 중요했다. 5번, 6번 앞에 주자가 많은 상황이었다. 요시다 선수가 많은 경험을 했는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위기에 강한 선수라 믿었다. 공수 잘하기 때문에 이런 경기 실력 보이기 힘든데 좋은 장면 보여줬고 훌륭한 타자다.

-다르빗슈가 점수 주고 나서 가라앉았는데 미야자키 캠프부터 분위기 잘 이끌었다. 한국전이라기보다는 지는 경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느낌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도 선수들의 그런 생각을 어떻게 느끼냐보다면. 개인적인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르빗슈의 공헌은 크다고 생각한다. 감사한 마음이다. 본인과도 얘기했다.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좋게 던져도 타자가 스윙궤도를 잘 맞게 되면 맞는다.

반드시 우리가 회복해 줄 거라고 믿었다.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타선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정말 한꺼번에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후에 타선이 살아난 건 다르빗슈를 위한 타자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