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다. 무서워서 해명을 못하겠다.”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22)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김새론은 “음주 자체는 잘못”이라면서도 일부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다며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신혁재 부장판사)은 5일 오전 9시 50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새론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는 동승자 A씨는 이날 불출석해 선고가 분리됐다.
재판부는 수사보고서와 블랙박스 등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상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오는 범죄이며 운전거리도 짧지 않았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했고 피해 복구에 힘썼으며 음주운전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히며 검찰 구형과 동일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김새론은 지난 결심 공판 때 마스크를 쓰고 편안했던 차림새와 달리 마스크도 벗은 채 정장에 메이크업을 하고 단정한 상태로 법정에 들어섰다.
지난 결심공판 당시 침묵했던 김새론은 이날 재판에선 취재진에게 상당 부분 억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법정에 들어서며 ‘허위 생활고 논란’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생활고를 제가 호소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사실이고, 위약금이 센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김새론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 말고는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는 “음주운전한 사실 자체는 잘못이니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그 외의 것들은 사실이 아닌 것들도 너무 많이 기사가 나와서 그냥 딱히 뭐라고 해명을 할 수가 없다. 못하겠다. 무서워서”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사실이 아닌 부분을 묻는 취재진의 물음엔 답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8일 결심 공판에서 김새론에게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혈중알콜농도 0.22%가 넘는 높은 수치로 음주운전을 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도주한 점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공소 사실을 자백하고 초범인 점, 피해 복구와 합의를 위해 노력한 점을 들어 이같이 구형했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18일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여러 차례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하려 하자 김새론은 이를 거부하고 채혈을 요청했다. 채혈 검사 결과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약 0.2%로, 면허 취소 기준 0.08%를 훨씬 넘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출근길 일대에서는 정전, 신호 마비 등 혼란이 빚어졌고 일부 매장의 경우 영업에 지장을 보며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김새론 측은 피해를 입은 상점들을 찾아 사과와 함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 변호인은 김새론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호소했다. 변호인은 “소녀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어 김새론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막대한 피해 배상금을 지불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사정을 참작해달라”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결심 공판 며칠 뒤 김새론은 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사진을 공개해 또 다시 파장이 일었다. 해당 프랜차이즈 측이 김새론의 근무 이력을 부인하며, 실제 아르바이트를 했는지를 놓고 진위 여부를 의심받았다. 이후 주점 아르바이트 목격담과 ‘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주점) 목격담 등 상반된 근황이 전해졌다.
또 자숙 중 술집에서 생일파티를 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국내 10대 로펌 대표 변호사 포함 6명의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사실 등 여러 문제에 휩싸이며 생활고라는 주장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단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재판 이후 김새론이 억울한 심경을 내비친 만큼, 그간의 논란에 대한 해명을 따로 언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 사고로 김새론은 사실상 연예계 활동도 중단된 상태다.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하고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는 편집됐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와도 전속 계약이 만료된 상황.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후 전국민의 사랑을 받던 아역배우 김새론의 추락에 대중 역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새론의 복귀에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1심 재판에서 감형 없이 검찰 구형 그대로 벌금형을 선고함에 따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변호인의 호소는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 때문에 김새론이 복귀를 한다고 해도 ‘잘 자란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되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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