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기자] “우승하려고 작정하고 나왔다. 세계랭킹 1위가 목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새로운 스타가 태동했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고도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힌 ‘신인왕’ 출신 2년차 이예원(20·KB금융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이예원은 9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제주컨트리클럽(파72·637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6언더파 282타로 우승(우승상금 1억4400만원)했다. 자신의 33번째 정규투어에서 일궈낸 잊지 못할 감격의 첫승.

폭풍눈물을 쏟아낸 ‘클리셰’는 찾아볼 수 없었다. ‘MZ세대’ 답게 환한 미소로 생애 첫 정규투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14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은 뒤 선두 경쟁을 펼치던 박지영(27·한국토지신탁)이 15번홀(파5)에서, 전예성(22·안강건설)이 17번홀(파3)에서 각각 보기를 범해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절대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던 매니지먼트사 대표의 확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2021년 점프투어에서 2승을 거둬 드림투어로 입성한 그는 16개 대회에서 우승을 따내는 등 10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투어에 데뷔한 2022년에는 29개 대회 중 26차례 컷오프를 통과했고, 이중 절반인 13번이나 톱10에 올랐다. 우승빼고 다 가진 ‘신인왕’으로 차세대 대세 자리를 예약했다. 그리고 시작한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다음은 이예원과의 일문일답.

―우승소감은?

좋은 루키시즌을 보냈지만 우승이 없었다. 아쉬움이 많았는데, 올해 첫우승을 빨리 하고 싶었다.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할 수 있어 더 영광이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은?

타수 차가 났지만, 방심하지 않고 플레이하려고 했다. 변수가 많은 곳이다. 우승 확신은 거의 마지막홀에서 들었던 것 같다. 부모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우승하면 눈물도 흘릴 법한데, 강심장인가?

강심장은 아니다. 평소에 눈물이 많이 없다. 뭉클하기는 했다. 눈물이 날뻔했는데, 인터뷰하다가 눈물이 들어갔다.

―첫승의 동력은?

루키 때 마인드가 좀 바뀌었다. 지난해 우승 부담감은 없었다. 올해는 우승을 생각했다. 첫경기부터 우승하려고 작정하고 들어왔다.

―동계훈련을 지옥훈련으로 치렀다는데?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서 오전 18홀 라운드하고, 오후 1~2시부터 샷과 쇼트게임 훈련을 6시까지 했다. (호주는) 해가 길다. 밤에는 쇼트게임 중심으로 열심히 했다. 56일간 훈련했다.

―다음 목표는?

첫 우승을 빨리 할 줄 몰랐는데, 상반기 때 1승하고, 하반기에 1승해서 다승하는 게 목표다. 상반기에 1승을 더 하고 싶다.

―롤모델은?

박인비 선수가 롤모델이다. 흔들리지 않는 멘탈에 쇼트게임을 차분하게 잘하는 것 같다.

―골프선수로서 큰 목표는?

세계랭킹 1위다. 해외에 나갈 계획은 없지만, 골프채를 처음 잡았을 때(8~9세)부터 세계랭킹 1위가 꿈이었다.

―개인타이틀 욕심은?

상금왕은 생각 안하고 싶었다. 장점은 꾸준하게 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올해는 대상을 목표로 잡아보겠다.

―당장 뭐하고 싶나?

일단 오늘 내일은 쉬고 싶다. 화요일부터 다시 다음 대회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우승장면을 몇번 볼 것 같은가?

1년 내내 돌려볼 것 같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