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우승 전력이 된다면 조건을 낮춰서라도 그 팀으로 갈 생각이 있다.”

김연경은 10일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선수로 조금 더 뛰려고 생각 중이다. 소속 팀인 흥국생명을 비롯해 다른 구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프로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타 팀들의 러브콜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연경은 “생각보다 (연락이)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았다. 샐러리캡도 있기에”라고 웃으며 “이번시즌 통합우승을 놓쳐서 우승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다. 이번시즌 전에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크게 한 적은 없는데, 이제는 통합우승을 할 수 있는 팀으로 가려고 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오직 ‘우승’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도 그럴것이 김연경은 이번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1, 2차전을 모두 가져오면서 우승할 100%의 확률을 쥐었지만 3~5차전을 내리 내줬다. 프로스포츠 역사상 ‘리버스스윕 우승’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김연경은 “우리가 유리한 상황임에도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3차전도 그렇고, 5차전 3세트 상황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번시즌 우리팀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2020~2021시즌에는 6위를 했다. 내가 돌아와서 ‘어느정도 올라갈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만 있었을 뿐이다. 나도 가능할까는 의문이 붙었는데 정규리그 1위를 하니까, 챔프전 욕심이 나더라. 그래서 준우승이 타격이 크다. 통합우승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됐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운이 맞아야 하더라. 절실함을 느끼면서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우승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우승 전력’이 갖춰진 팀을 추가적으로 이야기했다. 김연경은 “같이 뛰자고 하는 선수가 몇몇 있다. 하지만 뛰자고 해서 다 같이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내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팀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배구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팀이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는 모르겠는데, 모든 것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건을 낮추고서라도 우승 전력이 된다면 가고 싶다. 연봉을 낮추는 부분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들이 있는데, 내가 감내할 수 있는 거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김연경은 언론사 투표 결과 31표 중 만장일치로 MVP에 이름을 올렸다. 2018~2019시즌 이재영 이후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MVP 수상자로 우뚝 섰다. 그는 “만장일치로 됐다고 들었다. 너무 영광스럽다. 이번시즌 돌이켜보면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팀 스태프들이 도와줘서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면서 “베스트7이 생기기 전에는 서브상, 스파이크상 등 상 종류가 많았는데 지금은 압축됐다. 그런 상황서 받은 거라 더 뜻깊고, 정규리그 1위와 동시에 MVP를 타게 돼 다른 때의 MVP보다 더 기억에 남을 듯하다”며 미소 지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