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현정기자] 부상에서 돌아온 ‘작은 거인’ 이다연(26·메디힐)이 부활했다. 이다연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3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F&C 제45회 KLPGA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우승했다.

그는 30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공동 2위인 손예빈(21)과 박결(27)을 4타 차로 제쳤다.

이다연은 2021년 한화클래식 이후 1년 8개월 만에 정상을 밟으며 통산 7승쨰를 거뒀다. 2015년 데뷔 후 부상과 슬럼프에 시달리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섰듯 이번에도 재기에 성공했다. 2017년 팬텀 클래식에서 KLPGA투어 첫 우승을 거둔 후 2019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통산 7승 중 3승이 메이저 우승이다.

우승 상금 2억34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랭킹 27위에서 2위(2억7165만원)로 뛰어올랐다.

대상 부문에서도 70점을 얻어 27위에서 6위(106점)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팔 인대 파열로 8월 수술 후 재활에 매달려온 터라 이번 대회 우승이 더욱 뜻깊다. 전지훈련도 못간 채 4월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으로 9개월 만에 경기에 복귀했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8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5위로 경기감각을 끌어올렸고 복귀 4번째 대회이자 코스가 어렵고 경쟁도 치열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다연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많이 아팠다”면서도 “내가 놓인 처지를 한탄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더 많이 생각했다. 시련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처음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방신실(19)과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해 패기넘치는 방신실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다. 7번 홀까지 2타 차 선두였다가 12번 홀(파3)에서 보기로 방신실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그러나 15~1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진땀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이다연이 먼저 4m 버디를 잡은 15번 홀(파5)에서 방신실은 더 짧은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을 지나간 데 이어 1.2m 파 퍼트도 넣지 못해 2타 차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이다연은 버디 퍼트 후 기뻐하며 “꼭 필요한 버디였다. (우승까지) 다 와서 실수한 적도 있어서 긴장은 늦추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 등 공격적인 플레이로 이다연과 우승 경쟁에 나선 방신실은 15, 16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공동 4위(8언더파 280타)에 그쳤지만 나흘 내내 선두권을 달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1년 만에 KLPGA 무대를 찾은 김아림(28)은 3타를 잃어 공동 22위(2언더파 286타)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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