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16년이 됐지만 이제야 노래에 대해 재미를 느끼게 됐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달릴 생각이다.”

데뷔 16년차를 맞은 ‘트로트 황태자’ 신유(41)의 음악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신유가 2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 ‘왜 그렇게 사셨어요’를 발매, 지난 2021년 8월 공개한 정규 7집 이후 약 2년 만에 가요계로 컴백했다. 이날 오후 신유는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뷔 16년차이지만 쇼케이스가 처음이라는 신유는 “너무 떨린다. 오늘(2일) KBS1‘아침마당’에 출연하고 왔는데, 사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굉장히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신곡이 나올 때마다 항상 행복하다. 새로운 음악이 나오고 새롭게 찾아뵐 때가 가장 설렌다. ‘이 직업을 갖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신곡 ‘왜 그렇게 사셨어요’는 이 세상 모든 부모와 자녀들을 위한 신유의 사모곡이다. 자녀를 위해 평생을 희생한 부모와 그런 부모의 헌신을 바라보며 자녀가 느끼는 가슴 아픈 애환을 그린다. 신유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1차원적으로 다가간 노래와 가사다”라고 설명했다.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과 곡의 후반으로 갈수록 웅장한 스트링 사운드가 곡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신유의 애절한 목소리가 감동을 더한다. 부모를 향한 자식의 사랑과 후회, 그리고 슬픈 원망이 담긴 가사가 먹먹함을 안긴다.

신유는 “굉장히 절절하고 애절한 노래다. 제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고, 앞으로 다가올 일들이기 때문에 저도 이 노래를 부르면서 가사들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진심을 담았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신유는 이날 쇼케이스에서 라이브 무대를 하며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혼자 감정이 북받쳐서 실수 아닌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트로트가 아닌 발라드 장르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선 “저의 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고, 음악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장르가 구별되어 있긴 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장르도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국악이든 발라드든 다 좋은데 저는 댄스만 아니면 된다”며 웃었다.

귀공자 이미지와 특유의 미성 보이스가 매력적인 신유는 2008년 1집 ‘럭셔리 트로트 오브 신유’로 데뷔해 ‘잠자는 공주’ ‘시계바늘’ ‘꽃물’ ‘일소일소 일노일노’ ‘나쁜 남자’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신유는 KBS2 ‘트롯 전국체전’ 코치에 이어 지난달 막을 내린 MBN ‘불타는 트롯맨’ 심사를 맡았고 많은 트로트계 후배들의 롤모델로도 꼽힌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진을 차지한 후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임영웅 역시 경연 당시 롤모델로 신유를 언급하기도 했다.

눈여겨보는 트로트 후배에 대해 신유는 “너무나 훌륭한 후배들이 많다. 선배로서 굉장히 행복하면서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도 함께 든다. 동기부여가 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선배로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한 신성을 언급하며 “신성 씨가 저와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 오랫동안 활동한 친구고 이제야 빛을 보게 되는 거 같아서 선배로서 기쁘다”고 전했다.

최근 신유는 방송 진행자로 변신해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신유는 지난달 18일 첫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장미단’에서 이석훈 박현빈과 함께 MC로 거듭났다.

신유는 바로 얼마 전까지 KBS1 ‘송큐멘터리 백투더뮤직’을 가수 소찬휘와 3년간 진행하기도 했다. 새로운 예능 도전에 대해 신유는 “재밌더라. 예능 MC가 잘 맞는다. 아직은 배워가는 단계인데 많이 즐기고 있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신유를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트로트계 아이돌’이다. 지방 축제에 갈 때마다 수십 명의 팬들이 따라다니며 응원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에 대해 신유는 “변함없이, 끊임없이 음악을 16년간 제 나름대로 해왔다. 꾸준하게 튀지 않고 해왔던 게 지금까지 노래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앞으로는 진정성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신유는 “그래도 ‘트로트 황태자’란 수식어는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가수로서 청사진에 대해 “16년이 됐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제야 노래에 대해 재미를 느끼게 됐다.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달릴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올해 신유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과 콘서트, 디너쇼 등을 통해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제가 그동안 방송 활동을 많이 하진 않았는데 앞으로는 여러가지 저의 모습과 색깔을 보여드리려 한다”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jayee212@sportsseoul.com